“초등학교 때 만나 주어진 소명대로 살아 온 것 뿐인데….”부산시가 제정한 제6회 평등부부상 수상자로 결정돼 내달 2일 상을 받게 된 영도구 박계두(朴季斗ㆍ68) 문말례(文末禮ㆍ67)씨 부부는 결혼 후 45년 동안 사회복지사업을 함께 하며 우정을 부부애로, 동지애로 가꿔왔다.
경남 하동군 진교면 진교초등학교 급장(반장)과 부급장으로 만나 1학년부터 5학년까지 함께 했던 이들은 20대 초반 사회복지사업의 동반자로 다시 만나 결혼했다.
결혼 2년후 사회복지시설인 부산 청학농예원 운영을 시작했고, 한꺼번에 100명 가까운 ‘집 잃은 천사’들을 돌보았다.
슬하에 여섯 딸을 두었지만 ‘천사’들과 똑같이 키우느라 수학여행 한 번 보내지 못하고 학교담임 한 번 찾아보지 못했다.
아이들과 생활하느라 집 살 돈도 준비하지 못했던 박씨 부부는 지난해에야 서민아파트 한 채를 분양 받았다.
칠순을 코 앞에 둔 박씨 부부는 지난해 ‘파랑새 어르신집’을 개원, 43명의 노인을 새로 모셨다. 이번에는 두 딸(넷째 여섯째)이 같은 길을 걷게 돼 마음과 몸이 든든하기만 하다.
요즈음도 새벽 4시부터 사랑의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는 이들은 “남들처럼 제대로 보살펴 주지도 못했지만 딸 여섯이 모두 공부도 잘하고 건강하게 자라 고맙기만 하다”면서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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