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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대~한민국" 상대팀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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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대~한민국" 상대팀 무력화

입력
200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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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악마들이 함성은 무기였다.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6만 5,000여 관중이 외친 “대~한민국” 은 물리적인 측면에서도 상대편 선수를 무력화하기에 충분하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힘을 주는 응원이지만 상대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정신적 충격을 주기 때문.

실제 소음을 이용한 무기도 개발됐다. 최근 미국 아메리칸 테크널러지(AT)사가 개발한 음파 총탄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등을 모아 일시에 증폭하는 원리로 만든 첨단무기.

순간적으로 사람을 완전 무력화할 수 있는 이 총탄의 소음 정도는 140dB. 공사장 굴착기의 소음이 120dB, 비행기가 이륙할 때 140dB 정도의 소음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소음 총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이 목청껏 소리를 낼 때의 소음도는 대략 130dB. 수만 명의 함성이 경기장 내에서 함께 울릴 경우에는 당연히 소리가 더 커진다.

10만 명을 수용하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경기장에서 만원 관중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제트기가 마하2의 속도를 낼 때와 비슷했다. 특히 지붕이 있는 경기장에서는 관중석의 응원 함성이 퍼져나가지 않고 반사돼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과 경기를 했던 각 팀 감독들도 응원소리가 위협적이었다고 인정했다. 경기 전에는 모두 “붉은 악마의 응원은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장담을 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응원 함성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대~한민국”이라는 무기가 한국 선수들에게는 독 대신 약이 됐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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