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 정부가 2000년 도입한 공무원 성과급제에 대해 “형편없이 낮은 성과급 수준과 한국 공무원 사회의 뿌리깊은 연공서열 관행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26일 OECD가 내놓은 ‘한국 공직사회의 성과주의 임금체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개별 공무원의 성과에 따른 임금 격차가 총 임금의 2~3%에 머물고, 1960~1980년대 권위주의 정부 시절부터 몸에 밴 평등주의 관행 때문에 공무원 성과급제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OECD는 한국 공무원 직제에서 최고위 직급으로 연간 급여가 6,000만~7,000만원인 1급 공무원의 경우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경우와 최하위인 C등급을 받았을 때의 성과급 차이가 2002년 현재 연간 1,235달러(158만4,000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OECD는 “성과급의 절대 규모가 너무 적어 오히려 성과급을 받는 사람을 실망시키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인화’와 ‘온정주의’를 강조하는 공무원 사회의 풍토 역시 성과급제의 정착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상사들이 인사평가에서 부하들과 불화를 겪는 것을 회피, 모든 부하에게 후한 점수를 매기는 ‘관대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외환위기 이후 단행된 구조조정과 인력삭감으로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OECD는 공무원 성과급제의 정착과 관련, 공무원 임금체계의 단순화를 주문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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