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한국 축구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 네덜란드이다. 자유여행사, 넥스투어 등 여행사들이 발빠르게 히딩크가 태어난 파르세펠츠, 히딩크가 선수생활을 한 듀밍햄 등을 둘러보는 상품을 내놓아 네덜란드행이 시작됐다.
자유여행사 민경숙 이사는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프랑스, 이탈리아에 밀려 비인기 여행지로 치부됐지만 요즘은 히딩크 인기를 타고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만을 단독으로 여행하는 경우는 드물고, 유럽 패키지의 한 부분으로 포함된다. 운하와 풍차와 튤립의 나라 네덜란드. 어떤 여행 명소가 있는지 돌아본다.
▼암스테르담
당연히 수도가 첫 방문지이다. 네덜란드의 문화를 대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이다.
운하로 연결된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17세기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운하, 그 운하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다리, 젊은이들이 이야기꽃을 피우는 야외 카페 등이 인상적이다.
들러야 할 곳이 많다. 첫째가 국립박물관. 렘브란트, 베미르 등 네덜란드 출신의 내로라하는 화가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렘브란트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불꽃 같은 인생을 살았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박물관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
200여 점의 회화와 500여 점의 드로잉 등 가장 많은 고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비극적 일기를 남긴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집도 찾는다. 2차 대전 중 암스테르담에 살던 약 10만 명의 유대인이 포로수용소로 끌려갔다. 평범한 주택이다.
너무나 평범해서 당시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 밖에 렘브란트의 집, 역사박물관, 13세기에 세워진 구교회와 16세기에 지은 신교회 등이 볼거리이다.
▼헤이그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지명이다. 침략과 식민시대의 아픈 기억과 함께 하는 도시이다.
네덜란드의 세 번 째 도시이지만 정부 관공서와 의회, 최고 재판소가 있어 실제로는 수도 역할을 해내고 있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는 빈넨호프. 중세의 성으로 지금은 관공서 건물이다. 빈넨호프에서도 2개의 작은 탑이 설치된 기사의 집이 의미가 있는 건물.
13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헤이그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 수렵관으로 사용됐었는데 건물은 온통 여우와 토끼가 뛰노는 숲 속에 있었다고 한다.
마두로담이라는 독특한 거리가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의 공군장교 게오르규 마두로가 독일 수용소에서 사망한다.
비탄에 빠진 백만장자 아버지는 아들을 기리기 위해 미니거리를 만들었다. 네덜란드의 명소 129곳을 모두 25분의 1로 축소해 재현해 놓았다.
걸리버여행기 속에 들어있는 기분으로 네덜란드의 명소를 두루 구경할 수 있다.
▼로테르담
13세기 암스테르담과 함께 작은 어촌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항구도시가 됐다.
2차 대전 당시 독일 공습의 피해를 많이 입어 도시 전체가 초토화했었다. 재건작업이 이루어져 과거의 상처를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네덜란드의 도시와는 구별되는 현대적 도시로 거듭났다.
잃어버린 모습과 역사를 한 데 모은 해안박물관을 찾으면 과거의 로테르담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전시물이 있다.
로테르담의 역사 뿐 아니라 해양강국 네덜란드의 위용도 느낄 수 있다. 현대적 도시답게 트로피카나라는 리조트가 있다.
수영장, 파도풀장, 사우나 등 열대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꾸며 놓았다.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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