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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伊·스페인 연일 '한국 때리기' "한국, 왜 당하고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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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伊·스페인 연일 '한국 때리기' "한국, 왜 당하고만 있나"

입력
2002.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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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꿀 먹은 벙어리인가. 유럽의 우파 신문과 황색언론이 이성을 잃은 채 ‘음모론’을 제기하며 편파적인 한국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데도 이렇다 할 대응 한번 하지 않고 있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이탈리아와 스페인 언론들은 최근 자국이 한국에 패하자 모든 책임을 심판 탓으로 돌리는 한편, ‘한국의 심판 매수설’ ‘FIFA의 한국 보호설’ ‘선수들의 약물 투여설’ 등 온갖 억측과 악소문을 퍼뜨리는데 혈안이다.

여기에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난 20일 ‘이번 대회 심판 판정에 문제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면서 아시아 국가인 중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까지 한국 흠집내기에 합세한 형국이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최근 심판판정 논란을 너머 한국이 부패국가라는 이미지 조장에까지 나섰다.

이들 황색 언론들은 심지어 세네스 에르직 월드컵 심판위원장이 23일 “이번 대회에서 심판 판정에 한 두가지 중요한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잘 해왔다”는 발표를 거두절미하고, 심판위원회가 한국전의 오심을 인정했다고 왜곡 보도하는 것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축구사이트에는 흑색선전이 난무하며, 한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로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전과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판정 중 명백한 오심으로 드러난 것은 한 건도 없으며, 심판위원회의 공식 발표도 없었다.

일부 유럽 언론들이 축구강국에 유리하게 내려진 명백한 오심에는 침묵하면서, 한국전에서 해석의 여지가 많은 몇 가지 판정을 두고 ‘오심’ ‘편파판정’ ‘심판 매수설’까지 몰고 가는 것은 제3세계 축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유럽인의 뿌리 깊은 자존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목할 것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조차 유럽 축구강국과 대결에서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은 21일 호나우디뉴가 퇴장 당했던 잉글랜드전 후 “우리는 이미 10명으로 싸우는 훈련을 항상 해왔다”며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문제는 유럽 우파 언론의 편파적인 의혹제기에 대해 막상 당사자인 한국 축구계가 이렇다할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유일하게 거스 히딩크 감독만이 “축구강국은 자신의 실력이나 탓하라” 며 연일 맞서고 있을 뿐이다. BBC의 스튜어트 로치 기자는 25일 “쏟아지는 음모론에 대해 한국인들은 순진하게 맞서고 있다. 그들은 너무 기쁨에 도취된 나머지 부패설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네티즌들이 나서 한국_ 스페인전에서 논란이 된 판정은 오심이 아니라는 것을 사진으로 분석, 해외 사이트에 올려 여론 조성에 애쓰고 있다.

한 네티즌은 “책임있는 해명이 없다 보니 무수한 의혹만 난무하고 있다”며 “한국측의 무대응으로 한국축구를 옹호하는 해외 축구팬들까지도 고립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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