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중동평화안을 발표했다.부시는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최대의 외교 난제인 중동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17개월 동안 중동외교를 펼친 끝에 24일 중동의 항구적 평화로 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부시는 이날 전국에 생방송된 가운데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의 새 지도부 구성과 이를 토대로 한 팔레스타인 임시국가 창설과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내놓고 관련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평화안에 대해 이스라엘은 즉각 지지 입장을 밝혔으나,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아랍국가들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교체 주장에 반대하고 나서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러시아도 평화안을 일단 지지하면서도 '많은 부분을 좀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의회에서 "아라파트가 정부 수반에 재선되면 그와 협상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아라파트 축출 기도에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했다.
부시의 평화안은 친이스라엘적 중재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팔레스타인과 아랍국가들의 주장보다 이스라엘측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됐다는 것이다.특히 부시가 아라파트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교체를 전제조건처럼 제시한 점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아라파트의 존재를 인정하는 토대 이에서 평화중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국무부 라인조차 평화안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국무부는 특히 파월 장관이 두 달 전 제시한 국제평화회의 개최안과 파월의 중동 파견계획 등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의아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 분석가들은 "아라파트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시는 또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미국은 적극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앞으로 3년 이내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될 수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팔레스타인측에 당근을 제시했다.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배경 설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이 앞으로 1년 6개 월 안에 임시국가를 수립하고 이르면 3년 안에 정식국가를 수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는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이 팔레스타인의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이스라엘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경제 재건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시는 이날 처음으로 아랍권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그는 "평화의 견지에서 아랍국가들은 언론을 통한 반이스라엘 선동을 끝내고 자살폭탄 테러를 비난하고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26~2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정상회담에서 중동평화안의 시행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이 평화안은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정된 중동평화 국제회의 협상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부시의 해법이 중동평화의 단초가 될지 아니며 숱하게 부침했던 중동평화안 중 하나로 묻힐지 아직은 알수 없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중동평화안 주요내용
*팔레스타인
▲”새롭고 다른 지도부” 를 선출하고 새 헌법을 채택해 완전한 권한을 가진 국회 지방정부 독립사법부를 구성한다. 미국ㆍ우방들은 올해말까지 다당이 참여하는 지방선거와 총선거 실시를 돕는다.
▲투명한 사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회계 채택을 포함한 재정개혁을 실시한다.
미국은 자선원조를 늘린다.
▲테러조직들을 척결할 안보와 경찰력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철저한 조사ㆍ감독.
▲팔레스타인은 임시국가를 창설하기 위한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 최종 국경과 수도 등 주권국으로서의 모양새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통해 3년 내 확정한다.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에서 병력을 철수해 2000년 9월 28일 이전 상태로 되돌리고 서안ㆍ가자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중단한다. 궁극적으로 1967년 중동전쟁 발발 전 국경선으로 철수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동의 자유를 복원해 양민들이 생업과 정상적인 삶을 재개하도록 한다.
▲동결된 팔레스타인 자산을 ‘정직하고 믿을만한’ 사람에게 양도한다.
▲예루살렘의 지위,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문제는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주변 아랍국
▲이스라엘과 긴밀한 외교ㆍ상업적 유대를 맺어 이스라엘과 전 아랍세계의 관계 정상화를 이끈다.
▲하마스, 이슬람지하드,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의 파괴를 노리는 테러집단에 대한 자금 보급품 인력공급을 차단한다. 이란은 이 단체에 보급품을 발송하는 것을 차단한다.
▲시리아는 테러캠프를 폐쇄하고 조직을 추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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