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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이번에도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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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이번에도 버틸까

입력
2002.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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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대통령이 24일 중동평화안을 발표하면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실상 교체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그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부시대통령은 이날 "현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테러를 반대하지 않고 고무하고 있는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테러와 타협하지 않는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한다"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이 아라파트수반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그의 축출을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도 '부시대통령이 아라파트 축출을 요구했다' 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CNN등은 "이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팔레스타인 지도자로서의 아라파트의 존재를 인정하는 토대에서 중재노력을 펴야한다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입장보다 그의 교체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딕 체니부통령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체니부통령등은 그간 잇단 자살폭탄테러를 저지할 능력이 없는 데다 부패사슬로 얽혀있는 아라파트수반의 효용가치를 부정해왔었다. 또한 이는 아라파트수반과의 오랜 악연을 갖고 있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기본입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용도폐기상황으로 몰리는 바람에 사면초가에 처한 아라파트가 당장 권좌에서 몰려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먼저 대부분의 팔레스타인들이 그를 지지하고 있기때문이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대표를 거쳐 1996년부터 자치정부를 이끌어온 아라파트는 유혈투쟁을 주장하는 일부 강경파를 제외한 각계파로부터 큰 신임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번 이스라엘이 공관주변을 포위한 채 망명을 요구했으나 "차라리 순교자가 되겠다"며 끝가지 버텨낸 뒤로 그의 인기는 크게 치솟았다. 또한 아랍국가들의 지지가 여전하다는 점도 그의 재산이다.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이날 아라파트 축출안에 반대했으며 중동협상과정에서 조정자역을 자임해온 이집트와 요르단정부도 즉각 논평을 내지않음으로써 아라파트지지입장을 간접 표출했다.

그러나 일부 아랍지도자들은 그의 지도력에 회의를 품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이제 아라파트의 운명은 아랍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지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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