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50년 동안 미국 일간지 시카코 트리뷴 등에 게재됐던 ‘앤 랜더스(Ann Landers)’ 칼럼이 필자인 에스터 레더러의 사망으로 지면에서 영영 사라지게 됐다.22일 83세로 숨진 레더러의 딸 마코 하워드는 23일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어머니는 칼럼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사후에 ‘앤 랜더스’라는 이름으로 칼럼이 이어지기를 원치 않았다”면서 “어머니는 이 칼럼을 자신의 분신과도 같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앤 랜더스 칼럼은 이웃 가족 질병 직업 등 다양한 인생사에 대해 상담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간단 명료한 문장으로 적절한 조언을 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칼럼은 세계 1,200개 신문에 전재됐으며 9,000만 명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녀의 쌍둥이 동생 폴린 에스터 필립스도 ‘디어 애비(Dear Abby)’라는 독자 상담 칼럼의 필자로 둘은 평생동안 경쟁을 해왔다.
‘앤 랜더스’라는 필명이 붙은 칼럼은 레더러가 사망하기 전에 미리 써 둔 원고가 마지막으로 게재되는 7월 27일 이후에는 지면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된다.
칼럼 배포사인 크리에이터스 신디케이트는 레더러의 사망을 기리기 위해 24일 딸 하워드의 고별 칼럼을 내보내기로 했다.
후속 칼럼은 오랫동안 앤 랜더스 칼럼 편집자로 일해 온 캐시 미첼과 마시 슈가가 ‘앤스 메일박스’(Ann’s Mailbox)라는 이름으로 공동 집필하게 된다.
레더러 사망 이후 추모의 분위기가 시카고 일대에서 번져가고 있다.
리처드 달레이 시카고 시장은 “앤 랜더스는 강한 의견과 위트를 가진 시카고인의 전형이었다”면서 “그녀는 시카고뿐만 아니라 전 미국인의 친구였다”고 애도했다.
레더스는 장례식을 원치 않았다. 딸 하워드는 “어머니는 어느 누구도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녀는 ‘각자 개인적으로 잠시나마 기도해주는 정도면 족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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