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은 전세계 약 400억 명이 TV로 시청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스포츠 행사이다.서울올림픽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빅 이벤트 행사로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특히 월드컵은 서울올림픽과 달리 전국 10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기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한 역사 문화 산업 전통 생활양식 국민의식 등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월드컵과 같은 세계 최고수준의 스포츠 행사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천문학적 규모의 시설 투자와 이를 지원하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통한 하드웨어적인 준비이다.
둘째는 선수 심판 행사요원 관광객 등의 손님맞이와 원활한 대회 운영, 성적이다. 셋째는 팀을 가리지 않는 국민적 관심과 열띤 응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월드컵은 세 가지 성공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하고 있다.
우선 10개 경기장 시설은 각 지역의 전통미와 생활양식 등 현실 이미지를 형상화한 최첨단 공법으로 건설돼 그 아름다움에 모두가 찬사를 보내고 있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월드컵사상 첫 16강 진입에 성공했고 세계 랭킹 6위인 호화전차군단 이탈리아마저 꺾고 8강에 안착하였다.
국민의 관심과 응원 또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전세계는 한국팀의 성적과 대회 운영, 응원전, 시설 등 모든 면에서 공동개최국인 일본을 능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우리 팀의 성공은 선수 개인에 대한 히딩크 감독 특유의 전사적 자원관리와 멀티플레이화, 뛰어난 전략 및 전술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승리의 주역은 ‘12번째 선수’로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붉은 악마’가 되어 일심(一心)으로 응원한 우리 국민이다.
세계가 놀란 것은 붉은 악마의 응원이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도시, 도심은 물론 평범한 길거리, 대형스포츠시설에서부터 동네공원, 음식점, 초중고, 아파트단지, 회사, 종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수백만 명이 모였으나 큰 혼란 같은 것은 없었다. 특히 수만 명이 한곳에 모여 열광적으로 응원하고, 그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한 뒤 해산하는 우리의 시민의식 수준에 세계는 다시 한번 놀라고 있다.
이번에 우리가 보여준 선진 시민의식은 국제화 시대에는 하나의 국가 이미지 자원이다.
국가 이미지 자원은 국가 브랜드로 만들 수 있으며 국가 산업을 고부가가치 국제 산업화하는데 밑거름이 된다.
이젠 대회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달성되었기 때문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남은 경기에서 더욱 세련된 응원전을 펼쳐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우리 국민의 질서의식은 뉴 밀레니엄 시대에 스포츠·관광·문화 인프라 구축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며, 선진국 진입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노종 체육과학연구원 연구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