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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외신, 4강판도 주목…"韓.터키, 세계축구 구체제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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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외신, 4강판도 주목…"韓.터키, 세계축구 구체제 도전장"

입력
200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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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전은 (세계 축구) 세력 판도의 변화’(AP), ‘아웃사이더 한국과 터키, 4강에 오르다’(로이터), ‘(축구계의) 새로운 세계 질서’(CNN), ‘뒤죽박죽 월드컵에서 신참들이 우승국들에 도전하다’(뉴욕 타임스), ‘아시아, 최초의 4강 진출’(dpa)….세계 언론들이 이번 제17회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팀들이 겨룰 준결승전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결승 후보를 가리는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심의 초점은 4강팀들의 면모다.

신문, 방송, 통신들은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유럽과 남미가 독식하던 예전과 달리 저 먼 변방의 아시아(한국팀)가 당당히 4강에 오름으로써 세 대륙간 혈전이 벌어지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6번째 진출한 한국과 2번째 나선 터키를 무명의 신생팀이라고 한다면 브라질과 독일은 각각 4회, 3회씩 우승컵을 거머쥔 전통의 최강국이다.

그야말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참들이 세계 축구의 앙샹 레짐(구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미국팀(북미)이 4강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남미와 유럽에 속하지 않는 팀이 4강에 진출한 것은 72년 만에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16차례의 대회에서 4강에 오른 팀을 소속 대륙별로 보면 전체 64개 팀 가운데 유럽이 45개 팀(70.3%)을 차지했고 남미가 18개 팀(28.1%)이었다.

나머지 한 팀은 초대 대회때 진출한 미국팀. 특히 유럽은 82년 스페인 월드컵을 비롯해 3차례 대회에서 4강을 모두 차지했다.

AP 통신은 “1회 월드컵 이후 4강 진출팀이 가장 다채로워졌다”며 “유럽의 세력 상실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월드컵이 이변에서 시작해 전혀 예상치 못한 네 팀으로 압축됐다”며 “두 축구 최강국이 경이를 불러일으킨 두 도전자와 맞붙게 됐다”고 전했다.

결과는 어떨까? 모든 데이터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두 골리앗의 승리는 100%에 가깝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터키와 한국은 패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유리한 위치”라고 지적했다. 두 팀의 유일한 강점은 바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거스 히딩크 감독의 말)는 점이다.

CNN 방송 시청자 설문조사(23일 하오 3시 현재)에서 한국-독일전(25일)에서 한국이 이긴다는 응답은 61%, 독일이 승리한다는 예상은 39%였다. 희망과 예측의 싸움에서 희망이 승리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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