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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탄식의 스페인…"이럴수가" 충격…총파업 격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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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탄식의 스페인…"이럴수가" 충격…총파업 격화 우려도

입력
2002.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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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초반 4전 전승으로 52년 만에 4강 진출을 꿈꾸던 스페인이 22일 승부차기에서 한국에 발목을 잡혀 탈락하자 스페인 전역은 걷잡을 수 없는 절망에 사로잡혔다. 한국을 꺾은 뒤 독일마저 무난히 제치고 내심 브라질과의 결승을 꿈꿨던 수백 만 스페인 국민들의 얼굴에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표정이 역력했다.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 대부분이 휴일을 맞아 아침 식사를 거른 채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 30분 시작한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집과 단골 카페에 모여 들었다. 스페인 국민들은 초반에 열띤 응원을 보내다가 경기가 연장에서 승부차기로 돌입하면서 차츰 숨을 죽이기 시작했다. 결국 스페인이 석패하자 축구 팬들의 입에서는 너나 없이 “이럴 수가”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열성 축구 팬들은 스페인의 4강 진출을 확신하고 마드리드 시내에 있는 100년 전통의 명문 축구단 레알 마드리드 전용 구장 주변 거리 카페에 집결했다. 경기 후 승리를 자축하는 명소인 시벨리우스 광장으로 가두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4강 진출에 실패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스페인 치안 당국은 월드컵 패배로 전날부터 시작해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총파업이 격화할까 봐 경계를 강화했다.

특히 시민들은 심판의 판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세비야의 한 술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던 마르코 오르테가(34)는 “스페인이 경기를 압도했지만 두 번이나 넣은 골을 결격 판정받아 패했다”며 분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일부 스페인 언론들도 경기 직후 승리를 도둑 맞았다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스포츠지 마르카는 인터넷 판에서 ‘백주 강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심판은 두 번의 정당한 스페인 골을 결격 처리했다”며 “오늘의 월드컵 경기로 세계 축구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드리드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월드컵 표정을 취재하던 현지 방송 ‘안테나 3’의 여기자 마리아 호세 사모라도 “심판의 판정이 스페인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고 승부차기에서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4강 문턱에서 또다시 좌절한 데 대한 국민의 실망은 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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