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 원병오(73ㆍ경희대 명예교수) 박사가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부모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방북길에 올랐다.원 박사는 베이징(北京)을 거쳐 22일부터 6박7일간 고향 개성시 방문에 이어 평양 애국열사릉에 안장돼 있는 부모님 묘소에 들를 예정이다.
원 박사의 선친은 김일성대학 교수로서 세계적 조류학자인 원홍구씨. 원 박사는 한국전쟁 때 부모와 헤어졌으나 1965년 우연히 아버지 소식을 접했다.
철새의 이동경로를 연구하던 원 박사는 당시 일본 도쿄(東京)의 국제조류보호연맹으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전달 받았다.
북한 조류학자 원홍구씨 명의로 된 편지에는 ‘철새 북방쇠찌르레기 다리에서 일련번호가 새겨진 알루미늄 링을 발견했다.
발신지를 알고 싶다’는 내용. 이 때문에 아버지 소식을 접한 원 박사는 상봉의 날을 기다렸으나, 70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3년 후 어머니마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 박사의 이번 방북은 4월말 독일 의회대표단의 방북 과정에서 통역을 담당한 한국외대 독일어과 홀머브로흘로스 교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그 편지를 전달해 성사됐다.
원 박사는 "북한 대학에서 강의도 하면서 남북한 학술교류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새처럼 자유롭게 왕래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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