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팀 감독 차범근(49)씨가 해설위원으로 나선 MBC가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시청률 전쟁에서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전 4개 경기 중계시청률에서 차 위원의 MBC가 신문선 위원의 SBS, 허정무 위원의 KBS를 큰 격차로 눌렀다.
MBC는 4일 폴란드전에서 31.4%를 기록, SBS(20.4%)와 KBS2(16.1%)를 따돌린 데 이어 10일 미국전(23.9%)에서도 SBS(14.9%)와 KBS2(11.2%)를 앞섰다.
14일 포르투갈전에서는 MBC가 31.7%, SBS가 19.7%, KBS2가 14.9%였다. 18일 이탈리아전도 MBC(30.1%) SBS(15.6%) KBS1(14.8%) KBS2(7.6%) 순이었다.
MBC는 18일까지 진행된 이번 월드컵 중계시청률 상위 10안에도 무려 8개 경기를 올려놓았다.
이 같은 MBC의 독주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해박하고 예리한 분석과 차분한 진행 덕분이라는 지적이다.
방송3사가 월드컵 주관방송사(HBS)가 제작한 동일한 화면을 TV에 내보내는 만큼, 차별성은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실력에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차 위원의 가장 큰 장점은 1978년부터 10년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선수생활과 98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감독을 지낸 풍부한 현장 경험.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 평가전 때만 해도 어눌한 말솜씨가 불안감을 줬으나 중계를 거듭하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해설이 제자리를 잡았다는 지적이다.
차 위원은 이미 월드컵 이전 프랑스와의 평가전 때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지네딘 지단이 경기 도중 한 손을 들어 머리 위에서 빙빙 돌리자 차 위원은 “지단이 교체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비해 SBS 신문선 위원다른 방송사 해설위원은 “지단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것 같다”고 오보를 냈다.
결국 교체된 지단이 약을 먹자 차 위원은 “진통제를 먹는 것 같다”, 다른 해설위원은 “세계적인 스타라 영양제를 먹는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대회 동안 MBC 중계만을 지켜봤다는 코미디언 이주일(62)씨는 “차 위원은 우리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애정을 갖고 해설을 한다”며 “특히 시청자들이 잘 모를 것 같은 장면에서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하면서도 친절한 설명을 해줘 더욱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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