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쿠퍼 FIFA 대변인 월드컵 중간평가“어느 대회도 이만큼 짜릿하게 축구의 박진감과 흥분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축구 팬이 아니어도 한일월드컵은 이변의 연속과 놀라움, 열정이 가득한 알찬 기억으로 남을 훌륭한 대회다.”
영국의 키스 쿠퍼(55) 국제축구연맹(FIFA) 대변인은 8강전을 앞두고 19일 일본으로 떠나면서 조별 리그와 16강전 등 지금까지 56게임이 치러진 이번 대회 중간결산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이 최종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누르고 8강에 진출한 것,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5개 대륙(국제축구연맹분류 기준)이 8강 티켓을 골고루 나눠 가지게 된 것은 세계축구사에서 큰 의미”라며 호스트인 한국조직위원회의 성공적인 대회운영에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월드컵대회 공식 참여만 6차례인 쿠퍼 대변인은 축구전문기자(경력13년)와 축구관련 마케팅 담당자(10년), FIFA 위원(7년) 등 인생을 축구와 함께 살아온 ‘풋볼 마니아’. 그는 이번 대회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꼽았다.
“정상급의 수준 높은 승부가 연일 펼쳐진 이번 대회는 출전 팀간의 수준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좁혀졌다. 이젠 어떤 경기도 결코 이기기 쉬운 상대는 없다.”
반면 예년과 달리 눈에 띄는 ‘새로운 축구영웅’의 등장(16강전까지)이 더딘 점을 가장 아쉬워 했다. 그는 유럽의 축구 강호들이 유럽선수권대회의 피로와 선수 부상 등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월드컵에 출전, 다소 부진한 것이 ‘영웅 없는 난타전’으로 펼쳐지고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기술적 수준이 다소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승부의 의외성이 경기에 대한 흥분과 열정을 한 층 배가시켜 한층 이번 대회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지난 3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월드컵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전세계 91개국 6,000여명의 언론 보도진에게 게임에 대한 모든 관련사항을 하루 두차례 이상 브리핑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는 그는 체중이 6㎏이나 빠졌을 정도.
말썽 많은 티켓판매 사태에서부터 포르투갈 수비수 핀투의 주심구타사건에 이르기까지 FIFA를 대표한 그의 말 한마디는 곧 월드컵의 기록이다. 쿠퍼 대변인은 “초반 한일 공동개최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한마디로 대 성공작”이라며 “8강전에서도 한국이 또 한차례 대 이변극을 이룰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