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기간에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은 한국축구의 선전에 놀라고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에 감탄하고 있다.폴란드 골키퍼의 아름다운 한국론, 무거운 짐을 든 미국여기자에게 지하철좌석을 양보하고 지쳐서 졸자 자장가를 불러주며 안마까지 해준 할머니, 30분 이상 뛰어 다니며 택시를 잡아준 자원봉사자-외국인들의 이런 체험담은 우리를 뿌듯하게 한다.
특히 길거리응원은 새로운 관광상품이 되어 외국인들도 한 데 어울리거나 인파를 보려고 호텔의 광장쪽 객실예약을 다투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인들은 특유의 친절과 자부심으로 새로운 국가이미지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기간에 관광객 64만명이 찾아오고 5조원이 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던 기대는 빗나가고 있다.
호텔 객실이 남아 돌고 업계는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 지난 해 5월의 관광객추정치는 1년이 지나 54만명으로 수정됐고 최근엔 45만명으로 다시 낮춰졌다.
입국자수가 적은 이유로는 숙박예약 대행을 맡은 영국 바이롬사의 잘못, 응원단을 몰고 다니는 강팀들의 잇따른 탈락을 들 수 있다.
또 외래관광객의 절반 가까운 일본인들의 입국은 자국팀의 선전으로 인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이런 여러 요인이 겹쳤다 하더라도 정부의 예측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 대회와 달리 입장권의 해외 판매율을 100%로 상정하고 관광객 1인당 2.5경기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가 이제 와서 “월드컵 때 관광특수가 일었던 나라는 거의 없었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모든 행정은 정밀한 예측과 전망이 밑받침돼야 한다. 기대대로 관광객이 와주어도 출국자 증가로 인해 하반기에는 관광적자가 더 커지게 돼 있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살려 관광한국의 마케팅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