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내 손 안에 있소이다.”20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지휘한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게서 긴장보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모험심을 갖고 있다”며 세계를 계속 놀라게 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히딩크 감독의 자신감은 아마도 상대팀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페인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대답은 막힘이 없다. 답변에도 “내 경험으로 볼 때”라는 말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히딩크 감독은 “내가 체험한 바로는 스페인 선수들이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스페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를 일축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오후 두 차례 훈련을 실시했다. 이탈리아와 혈투를 벌였던 주전급 선수들은 오전에 숙소에서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이천수, 이운재 등 비교적 체력소모가 적은 15명의 선수들만 오전훈련에 참가했지만 오후 훈련에는 부상선수를 제외한 전원이 훈련에 참가했다. 오전에는 센터서클을 무대로 한 볼 빼앗기 게임과 슈팅 훈련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고 오후에는 미드필드의 강한 압박훈련과 좁은 공간 돌파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한국이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대표팀 훈련장 외곽 풍경도 달라졌다. 한국의 훈련장이 각국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대상이 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내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 1시간 이상을 시달렸다.
스페인은 물론 독일, 영국, 일본 등의 기자들은 한국의 급성장 요인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연장까지 간 이탈리아와의 혈투영향으로 스페인에 비해 체력적으로 불리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쏟아졌다. 스트라이커 설기현은 "잘 먹고 잘 쉬면 곧 회복할 수 있다"며 "거친 수비의 이탈리아보다는 스페인을 상대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승리의지를 다졌다.
이탈리아전의 판정 논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영표는 "심판은 1명이고 판정하는 사람은 심판"이라며 "경기가 끝난 이후 심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했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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