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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한국 벌떼 수비, 伊 빗장 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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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한국 벌떼 수비, 伊 빗장 능가"

입력
2002.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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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8강 고지에 오르는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철벽수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은 18일 이탈리아전에서 빗장수비보다 더 무서운 짠물수비의 위력을 과시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AP통신 등 외신들은 ‘체력을 앞세운 한국 수비진이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수비진을 능가했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스페인과의 4강서도 수비는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수비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다기능 플레이어

한국 수비의 저력은 이탈리아전 후반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하기 위해 수비의 핵인 홍명보를 비롯, 김태영 김남일 등 주전 수비수들을 모두 빼는 위기상황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도대체 수비는 누가 할까’라는 우려가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 유상철은 중앙수비수로, 오른쪽 미드필더 송종국은 오른쪽 풀백으로, 최전방에 있던 박지성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각 연쇄이동해 또 하나의 수비망을 촘촘히 짰다.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내도록 유도했던 히딩크 감독의 다기능 플레이어론은 부상과 전형의 변화 등 돌발상황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수비라인을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협력수비

홍명보_김태영_최진철로 이어지는 한국의 3백 라인이 세계 정상급 수준의 개인기를 지닌 크리스티안 비에리 등 이탈리아 공격수들의 매서운 침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담하는 협력수비 덕분이었다.

체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 송종국 김남일 등은 상대 공격수의 발을 묶다가 뚫리더라도 3백 라인과 함께 순식간에 에워싸는 협력수비로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전 초반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지 못한 듯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던 한국의 협력수비는 후반들어 위력을 발휘, 연장전까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이탈리아 공격을 무력화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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