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1~15분
찬스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3분께 박지성이 우측을 돌파하다 코코의 깊은 태클로 프리킥이 주어졌다. 송종국이 프리킥을 차는 순간 페널티에리어 안에서 파누치가 설기현을 잡아 넘어뜨렸다.
주심의 휘슬. 페널티킥이었다. 안정환이 침착하게 골문 왼쪽을 노리고 오른 발 인사이드 슛을 날렸지만 부폰은 이미 방향을 알아챘다. 선취골 찬스를 날려버린 것이다.
*16~30분
비극은 16분께 시작됐다. 김태영이 비에리에게 백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았다. 델 피에로의 40m 중거리 슛을 이운재가 펀칭, 코너킥이 주어졌다.
왼쪽 코너에 선 토티가 오른 발로 강하게 감아찬 공이 골문으로 날아갔다. 페널티 에리어 안에 있던 비에리가 골문 왼쪽으로 쇄도했다. 최진철이 함께 점프를 했지만 늦었다. 비에리의 강한 헤딩슛이 골문 왼쪽 모서리를 갈랐다. 0-1.
*31~45분
한국이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35분께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송종국이 넘겨준 공이 페널티에리어 오른쪽에 있던 안정환에게 연결했다. 왼쪽으로 한 바퀴 돌며 오른발 슛,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이탈리아의 반격이 이어졌다. 한국 오른쪽 진영에서 토티가 밀어준 공이 델 피에로 발 앞으로 왔다. 골키퍼와 1대1 찬스. 뛰쳐나온 이운재의 몸을 맞고 골 문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공. 위기였다. 그러나 수비수 최진철이 외곽으로 걷어내며 한숨을 돌렸다.
■후반
*1~15분
한 골을 뒤진 한국은 초반부터 거센 공세에 나섰다. 전반과 달리 패스가 살아났다. 7분께 페널티 에리어 바로 바깥에서 안정환이 밀어준 프리킥을 유상철이 오른 발로 강하게 찼지만 뛰쳐나오는 이탈리아 수비수의 몸에 맞았다. 14분에도 비슷한 찬스가 이어졌지만 안정환의 18m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16~30분
17분 히딩크 감독은 최후의 카드를 빼 들었다. 황선홍에 이어 22분 이천수까지 투입하며 총공격에 나섰다. 한 골로 지나, 두 골로 지나 마찬가지였다.
*31~45분
한국은 좌우 측면을 계속 돌파했다. 34분께 황선홍이 왼쪽에서 낮게 센터링을 했다. 이천수, 설기현이 문전 혼전 중에 발을 휘둘렀지만 이탈리아 수비진의 육탄방어로 헛발질. 빗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37분 홍명보까지 차두리로 교체했다.
결국 43분 동점골이 터졌다. 중앙을 돌파한 박지성, 황선홍에게 이어진 패스가 이탈리아 수비수 맞고 떨어진 것을 설기현이 왼발 슛.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갔다. 부폰은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46분에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이 수비 맞고 튀어 오르자 이번에는 차두리가 문전에서 오버헤드킥을 날렸다. 그러나 부폰 정면이었다.
■연장전
시작하자 마자 한국은 오른쪽, 이탈리아는 왼쪽 측면을 주로 공략했다. 10분께 중앙을 헤집던 박지성이 말디니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얻어낸 프리킥.
아크서클 중앙 22m 지점에서 황선홍이 수비수가 점프를 하는 틈을 노려 오른 발 인사이드로 땅볼 슛을 찼다.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드는 순간 부폰이 왼 손을 쭉 뻗어 가까스로 쳐냈다.
승리의 여신은 한국편이었다. 13분 페널티 에리어를 파고들던 토티가 넘어지는 순간, 할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2회로 퇴장 당해 이탈리아는 10명의 선수가 뛰게 됐다.
연장 후반 1분께 오른쪽 진영에서 파누치가 날카롭게 감아 올린 프리킥이 위협적이었다. 비에리가 쇄도했지만 함께 따라온 유상철이 걷어냈다. 5분께 페널티 에리어 왼쪽에서 설기현이 센터링 한 공을 달려들던 황선홍이 헤딩 슛.
그러나 부폰 품에 안기는 공이었다. 8분께 가투소가 가로채 오른 발 강슛을 날렸지만 이운재가 펀칭을 해냈다. 아슬아슬한 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4분 뒤. 역시 미국전의 영웅 안정환이었다. 이영표가 왼쪽에서 문전으로 올려준 공을 달려들며 헤딩 슛. 한국이 8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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