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나 세계축구사에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대파격의 용병술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나왔다.거스 히딩크감독은 0_1로 뒤진 후반 동원 가능한 모든 공격 카드를 다 뽑아 들었다.
왼쪽 수비수 김태영(32ㆍ전남)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25ㆍ전남)와 중앙 수비수 홍명보(33ㆍ포항)를 빼는 대신 황선홍(34ㆍ가시와) 이천수(21ㆍ울산) 차두리(22ㆍ고려대)등 공격수 3명을 투입하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한 골로 패하나 두골로 패하나 마찬가지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히딩크는 공격수를 총투입 하는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것. 월드컵 축구사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대파격의 용병술이었다.
반면 이탈리아는 후반 초반 스트라이커 델 피에로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가투소를 투입하는 ‘굳히기 작전’에 돌입했다.
빗장에 빗장을 더한 이탈리아는 토티와 비에리를 이용한 속공으로 한국문전을 괴롭혔지만 송종국 최진철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43분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설기현이 황선홍과 2대1패스로 골에리어 중앙에서 회심의 왼발슛을 터뜨렸다. 볼은 수비수 파누치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오른쪽 골문 모서리에 꽂혔다. 뾰족하게 갈고 간 창이 마친내 두터운 방패를 통쾌하게 꿰뚫는 순간이었다.
8강의 디딤돌이 되는 천금 같은 동점골이었다. 전반 페널티 킥을 실축했던 안정환은 연장 후반 결승골로 답했다. 대전 관중과 수백만의 시청자와 붉은 악마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함성으로 히딩크의 용병술에 갈채를 보냈다.
외신과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축구의 끈기와 히딩크의 용병술이 거둔 승리”라고 평가했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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