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VD타이틀의 해외 수출 창구가 되겠습니다.” DVD쇼핑몰업체인 파파DVD(www.papadvd.com)의 김종래(34ㆍ사진) 사장은 요즘 DVD타이틀의 해외 배송 때문에 정신이 없다. 올 3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국내 출시된 DVD타이틀 주문이 밀려들기 때문이다.그의 업체는 100여개의 국내 DVD쇼핑몰 사이트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 배송을 한다.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한 대만 이용자들만 약 300명이며 이들이 월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처음에는 구매자가 해외교포들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배송 때문에 전화해보니 모두 중국인들이더라구요.” 해외홍보를 전혀 한 적이 없는 김 사장으로서는 이들이 어떻게 알고 사이트를 찾아오는 지 신기할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국내 이용자 가운데 서비스에 감동한 회원이 대만 친구에게 소개해 대만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
대만인들이 즐겨 찾는 DVD타이틀은 의외로 ‘엽기적인 그녀’, ‘무사’, ‘쉬리’ 등 우리 영화들이다. 영어자막을 지원하는 ‘엽기적인 그녀’의 경우 대만에만 500장이 팔렸다. “본의 아니게 국내 DVD타이틀 제작사의 수출 창구가 돼버렸습니다.”
해외 고객들 덕분에 김 사장은 다른 DVD쇼핑몰과 달리 월 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월드컵 불황’을 잊고 산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주문도 쇄도해 창업 8개월 만에 업계 1위에 올라섰다. 4월부터는 기업고객을 상대하는 B2B사업에 진출해 엔터원, SRE코퍼레이션, 크림DVD 등의 총판을 맡았다. “경쟁사가 난무하는 DVD쇼핑몰 시장에서 올해 50억원의 매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 같은 그의 성공에 다들 놀란다. 언론인에서 사업가로 거듭난 독특한 이력때문이다. 그는 “국내에 나온 DVD타이틀을 모두 구비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7년 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벤처붐이 일던 2000년에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으로 옮겨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집에서 쉬는 동안 DVD타이틀 감상에 취미를 붙인 것이 인연이 돼 지난해 8월 DVD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김 사장의 목표는 앞으로 해외 매출을 안정화 할 수 있도록 외국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B2B, B2C의 사업 내용을 다각화해 매출을 늘리는 것이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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