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6ㆍ13 지방선거에 전 세계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을 때도 어김없이 반인륜적인 흉악 범죄가 발생했다.대학생이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불을 질러 화재로 위장한 것이다.
그 아들은 경찰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아버지의 권위적인 엘리트 의식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고 오래 전부터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교육은 필요한 지식을 익히는 동시에 인륜과 도리를 배우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종합적인 과정이다.
즉, 지ㆍ덕ㆍ체를 균형있게 기르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출세만능 사고, 공동의 선보다 개인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왜곡된 가치관이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참된 의미의 교육이 사라진 곳에 일등주의, 출세주의, 권력지상주의의 왜곡된 가치관만이 남았다.
언론의 보도 역시 문제다. 월드컵도,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끔찍하게 살해한, 인륜과 도덕을 가르치는 가정교육의 부재로 일어난 이번 사건은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언론이 심각하게 다루었어야 했다.
가장 작은 집단인 가정에서의 윤리 붕괴는 사회윤리와 국가윤리의 붕괴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질서를 붕괴시킬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우리 사회는 돈과 권력, 출세 추구를 마치 교육의 목표인양 인식하고 있다.
순수하게 자라야 할 어린 시절부터 성적에 목숨을 거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올바른 품성과 건전한 사고방식을 기대할 수 있는가.
이제 더 이상 가정, 학교 그리고 교육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모두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공통된 가치를 형성하고 참다운 인간 형성을 위해 노력할 때 패륜범죄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육철희 신시민운동연합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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