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소환을 하루 앞둔 18일 검찰과 김 부이사장측은 피차 만만치 않을 일전(一戰)을 각오한 듯 팽팽한 긴장 속에 대비에 골몰했다.김 부이사장은 이날 시내 모처에서 변호인인 유제인(柳濟仁) 변호사와 만나 기본쟁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등 출두에 대비한 ‘최종 리허설’을 가졌다.
유 변호사는 “사안사안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식보다는 검찰 조사 방식 및 분위기, 혹시 있을지도 모를 구속절차에 대한 설명을 주로 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김 부이사장이 구속자체를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검찰 조사가 처음인 만큼 이를 앞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김 부이사장의 상태에 대해 “최근 3개월간 체중이 10kg이나 빠져 몰라보게 수척해 졌고 17일 점심식사에서도 두어 숟갈 뜨다 마는 등 식욕부진, 심신쇠약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신적, 육체적 동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무죄에 대한 항변에서만큼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한 측근인사에 따르면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직후 김 부이사장은 “맹세코 이권과 관련한 돈을 받은 일이 없다.
(검찰 조사에서) ‘무죄투쟁’을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또 40년 지기인 김성환(金盛煥)씨가 최근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금품수수 사실을 털어놓은 것과 관련, “허위진술까지 나와 걱정”이라며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 역시 이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대검 박만(朴滿) 수사기획관은 오전 브리핑에서 “측근을 통해 받은 돈 외에 김 부이사장이 직접 기업체 등으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부이사장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가 있긴 하나 현재로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무언가 ‘비장의 카드’를 숨겨놓은 듯한 인상이었다.
홍업씨를 직접 수사하게 될 김진태(金鎭太) 중수2과장은 전날 밤늦게까지 청사에 남아 신문사항을 점검한데 이어 이날도 사무실에서 두문불출하며 쟁점을 정리하는 등 공격의 날을 벼렸다.
특히 김 부이사장의 금품 수수사실을 털어놓는 등 무거운 입을 열기 시작한 김성환씨를 이날 재소환, 김 부이사장과의 대질심문시 진술을 번복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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