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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음반 'Op.4'낸 박정현 "노래하다 지쳐본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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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음반 'Op.4'낸 박정현 "노래하다 지쳐본건 처음"

입력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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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26)에게는 늘 ‘R&B의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어 다녔다.한 팔에 쏙 들어올 듯 작은 체구이기도 하지만 R&B를 너무나 아름답고 맑게 불렀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 ‘편지할게요’ 등이 바로 그런 대표적인 노래들이다.

지난해 말 네번째 음반 ‘Op.4’를 준비하면서 박정현은 자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R&B 가수라고 남들에게 말한 적도 없는데 어느새 박정현은 R&B만 하는 가수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를 가까이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같은 판단을 했다. “지금까지처럼 하면 지금까지처럼만 할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찾은 사람이 015B 출신의 정석원. 주관이 확실하면서도 작업 노트가 2권이 될만큼 꼼꼼하기로 이름난 프로듀서였다. 작사, 작곡도 많은 부분을 그에게 맡겼다.

“녹음을 시작하는데 꼭 8개월이 걸렸어요. 처음으로 곡 하나하나, 음반 전체에 대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완벽하게 의견을 주고 받은 다음 노래를 불렀어요.”

3시간이면 한 곡을 끝내는 그가 녹음하다 지치기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브라운 아이즈, 일본 가수 케미스트리, 소웰루와 월드컵 공식 주제가 ‘이제 함께 하자(Let’s Get Together Now)’를 부르는 와중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녹음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기가 달라진다면 절대 녹음 부스 밖으로 나가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그에게 정석원은 같은 노래를 12시간 넘게 시키기도 했다.

확실히 새 음반은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 극적이며 동적이다. ‘사랑이 올까요’ 같은 전형적인 발라드성 R&B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타이틀 곡인 ‘꿈에’는 예전 같으면 절대 타이틀이 될 수 없을 법한 노래. 길고 극적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무쌍하다. 절정에서는 격하 게 내지르다 바로 뒤이어 간지럽게 속삭인다. 박자도 빨랐다 느렸다 하고 음색도 두꺼웠다 얇았다를 반복한다.

다소 낯설고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박정현은 “곡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멜로디는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다만 내가 그렇게 노래를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타이틀 곡만큼 돋보이는 노래는 첫 곡 ‘플라스틱 플라워(상사병)’.

떨림이 실린 얇은 목소리가 약간 기괴스럽다가 오케스트라 간주 이후에는 돌연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대곡으로 변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그런가 하면 정석원이 만든 다른 곡 ‘여자친구 참 예쁘네’는 빠른 템포에 모던록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보컬이다.

확실히 이처럼 여러가지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가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한가지 보다는 여러 가지를 해보는 게 좋고, 기왕이면 안 해 본 일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마음으로 이번 음반을 만들었다”는 박정현은 “듣는 사람들도 타이틀 한두곡 만이 아니라 음반 전체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한다.

공연은 두가지 모두가 가능해 좋다. 현역 여가수로는 톱 클래스로 꼽히는 그답게 벌써 마음은 8, 10, 12월 세 차례로 예정된 콘서트에 가 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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