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열풍을 일으켰던 원미경과 강석우가 1년4개월 만에 재회한다.7월1일 처음 방송하는 MBC 월화드라마 ‘고백’(극본 이란, 연출 임화민)에서다.
이번에는 각각 유인촌 이응경과 파트너가 돼, 오삼숙과 장진구의 잔상을 떨쳐줄 예정.
중년의 위기를 다룰 ‘고백’은 1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유인촌과 정선경의 밀월여행 부분을 촬영했다.
촬영현장에서 두 중년연기자는 모처럼 드라마의 주인자리를 차지한 것을 기뻐하고 있었다.
▲원미경
오삼숙은 오간 데 없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원미경(42)은 소아과 의사인 윤미가 되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다.
윤미는 가난 속에서도 의대를 졸업한 지적이고 다부진 여성.
“심각하고 우는 장면이 많아서 감정 수위를 조절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유학 뒷바라지까지 한 남편 동규(유인촌)가 젊은 여자 영주(정선경)에게 빠져 자신을 버린다는 사실이 윤미의 자존심을 가장 건드리는 일이다.
“윤미와 비슷한 부분이요? 남편(이창순 PD)보다 사회적으로 더 능력이 있었던 게 약간 비슷하기는 해요.”
‘아줌마’때 화장도 안하고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떨고 다녔던 원미경. 이번에는 평소에도 화장 곱게 하고 드라마를 위해 맞춘 정장을 입고 다닌다.
강석우와 동반출연은 ‘아줌마’를 떠올릴까 봐 조심스러웠다.
“이전 이미지를 벗겨내는 것도 프로가 할 일 아닌가요. 이 드라마 끝나고 나면 유인촌 선배가 더 미워질 것 같네요.”
“촬영한 걸 모니터하는데 나이가 확 드러나니까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면서도 “나도 밉지는 않다”며 자신감도 드러낸다.
주인공의 이모나 엄마 역할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 “주인공을 기다릴 거에요. 배우로서 상품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어야죠.”
▲강석우
이날 촬영은 없지만 월드컵 16강 독일 대 파라과이전을 관전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내려온 강석우(45).
밀짚모자, 하얀 티셔츠, 반바지 차림으로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자녀들을 캠코더에 담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장진구에 대한 반발로 굉장히 착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를 생각해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남자.”
하지만 상일은 생각과는 달랐다. 출세지향적인 금융회사 이사로, 아내 정희(이응경)에게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차가운 중년 남성이다.
“지금까지 대본에 나온 것보다 더 순화시켜야 해요.”
‘아줌마’ 이후로 ‘어쩌면 좋아’(MBC) ‘화려한 시절’(SBS)을 통해 계속 모습을 드러냈지만, 장진구의 여운이 오래가고 있다.
장진구가 그토록 무시하고 앙숙처럼 굴던 오삼숙과 오랜만의 만남도 어색하다.
“대학 때부터 쭉 윤미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있고, 그런 윤미를 배신하는 동규에게 반감까지 가져야 하는데, 장진구와 오삼숙에 대한 기억 때문에 감정잡기가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는다.
“시청자들도 ‘둘이 또 한판 붙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하는 걱정도 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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