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집안 어른들 소개로 어린 나이에 결혼한 저는 남편과 나이 차가 10살이나됩니다. 현재 저는 58세이고, 남편은 68세 이지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저를할머니로 보지 않습니다. 제 자신도 이때까지 자식들을 위해 살았지만지금부터라도 여자로서의 즐거움을 누려봤으면 합니다.그러나 남편은 제 마음을이해하지 못합니다. 화려한 옷을 사 입고 화장을 해도 본체만체 합니다. 나이에걸맞지 않게 행동한다고 오히려 타박만 합니다. 아직 건강한 편인데 마음이늙어버린 것일까요? 어떻게 하면 남편과 멋진 데이트가 가능할까요? (서울 방이동 박씨)
A : 어려서부터 유난히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딸은 혼기를 맞아도 자기또래 남자보다 나이가 듬직한 남자 쪽이라야 마음이 놓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는 여자치고는 강한 성품이라 또래 남자에게 만만치 않을 경우에 집안 어른들, 특히 어머니가 ‘너는 듬직한 남편을 만나야 오래 산다더라’ 는 사주팔자를 내세워 나이 차가 진 쪽에 결혼시키는 수도 많지요.
심층심리로는 무의식에서 이성(異性)부모를 사랑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강하게 남아있는 처녀의 경우 어머니가 슬쩍 이런 식으로 경쟁자인 딸을 치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 든 남편에게서 보호받고 애호받는 젊은 시절은 그래서 잘 넘어가며자녀양육에 정성을 바칠 수 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 어린 아내는 차츰여자로서 받는 사랑에 눈을 뜨게 되지요.
대개 이런 남편은 온순한 성품으로 은퇴 후에는 아내에게 기대려 하나 그간 어른 행세한 체면때문에 대신 고집부리는 척 합니다. 기회를 보아 언성을 높이지 않은 채 심정을 호소하시고, '당신은 아직도 몸이 젊다'고 집요하게 사기를 돋궈 주십시오.
그 역시 아내에게서 받을 ‘또래남자’ 대우와 칭찬에 평생을 굶주려 있었을 것입니다. 그를 젊게 입히시고, 화장을 더 과감하게 해서 그를 유혹하십시오. 호소, 칭찬, 유혹이 그 순서입니다.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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