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위해 옛 정은 잠시 잊겠다.”18일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한국감독과 이탈리아의 주전수비수 크리스티안 파누치(29)의 각별한 인연이 알려져 화제다.
두 사람은 1998, 99년 스페인의 최고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98년 도요타컵(남미-유럽 클럽축구 최강전) 결승에서 바스코 다 가마를 2-1로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쥐는 감격을 함께 나눴다.
특히 파누치는 히딩크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을 맡고 있던 98~99시즌 31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트레이드 실패와 성적부진 등 책임을 지고 99년 팀을 떠났고 파누치도 인터밀란, 첼시 등을 거쳐 현재 AS로마에서 뛰고 있다.
16일 천안 훈련캠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파누치는 “도요타컵 우승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순간 중 하나”라며 “이는 히딩크가 사령탑을 맡았기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히딩크는 모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놀라운 트레이닝 기술을 가졌고 항상 농담을 달고 다니며 선수들을 즐겁게 했다”며 히딩크에 대해 아직도 식지 않은 애정을 보여줬다.
파누치는 그러나 “히딩크 감독을 존경하고 좋아하지만 그것이 월드컵 우승이라는 나의 목표를 바꿀 수는 없다”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한때 동고동락했던 사제의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서로 목표를 위해 칼끝을 겨누는 사이로 다시 만난 히딩크 감독과 파누치. 두 사람 중 누가 위로의 악수를 건네게 될까.
천안=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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