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당시의 ‘세기적 이변’을 재현한다. 18일 오후 8시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이탈리아와 16강전을 치르는 한국축구대표팀이 36년전 북한이 연출했던 8강 진출 드라마의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14일 D조 최종전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포르투갈을 꺾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G조 2위로 16강에 턱걸이한 이탈리아와의 맞대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월드컵 인연은 묘하다. 이탈리아 쪽에서 보면 악연도 그런 악연이 없을 것이다.
66년 잉글랜드대회서 북한에 0_1로 패한 충격으로 코리아의 존재를 알게 된 이탈리아는 86년 멕시코대회서도 한국에 3_2로 힘겹게 승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호랑이굴에서 한국과 싸워야 하는 이탈리아는 16강전을 한일월드컵의 최대 고비로 여기고 있다.
■빗장수비를 연다
객관적인 전력만을 놓고 볼 때 월드컵 3회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지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D조 1위로 16강을 통과한 한국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세계 최강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수비수들의 부상과 결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만드는 수비의 핵 파비오 칸나바로(파르마)가 경고누적으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고 중앙수비수 알레산드로 네스타(라치오) 마저 다리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들의 공백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이탈리아의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이 한국전서 빗장수비 전술 대신 공격적인 4-4-2 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한 압박이 무기
“아직도 승리에 굶주려 있다”는 한마디로 이탈리아전을 기다리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포르투갈전에서 입증된 강한 압박축구로 상대 플레이를 무력화할 계획이다.
히딩크 감독은 “2000년 유럽선수권 때보다 더욱 강해진 이탈리아는 지능적인 플레이 수준도 포르투갈을 앞서는 팀”이라고 평가했지만 “경기의 주도권만 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탈리아의 조직력이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역습을 주의하라
이탈리아의 역습은 빗장수비에 버금갈만큼 뛰어나다. 조예선서 3골을 기록한 비에리(인터밀란)를 비롯, 델 피에로(유벤투스) 필리포 인차기(AC밀란)가 이끄는 공격라인은 기술과 스피드, 파워가 뛰어나고 플레이메이커 토티(AS로마)의 패스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한국으로선 롱 패스에 의한 이탈리아의 날카로운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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