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옛 주택은행의 카드사업부문(비씨계열의 주은카드)을 자회사이자 전업 카드사인 국민카드와 합병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통합이 이뤄지면 규모면에서 LGㆍ삼성 등 재벌계 카드사를 앞지르는 초대형 카드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가뜩이나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국내 신용카드시장이 ‘빅뱅’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16일 “카드시장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카드업무를 조기통합, 시장 지배력을 키울 필요가 생겼다”며 “9월 전산통합을 앞두고 카드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비씨 계열의 옛 주택은행 카드사업본부와 전문 자회사인 국민카드를 통합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외국계 컨설팅사인 KPMG에 합병 효과 등에 관한 컨설팅 용역을 의뢰했으며 이달중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통합 실무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민카드와 국민은행 카드사업부문이 합쳐지면 시장점유율이 24%대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단연 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중복회원을 감안하더라도 회원수 1,000만명, 취급액 100조원(지난해말 기준)대의 초대형 카드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존 전업 카드사(국민카드)의 마케팅 조직에다 1,200개에 달하는 은행 영업 네트워크가 결합, 신규회원 모집 등 영업활동 면에서도 엄청난 시너지가 예상된다.
통합의 구체적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현재 ▦국민은행 카드사업부를 국민카드에 흡수시키거나 ▦양측을 1대1로 합병해 새로운 카드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은행 카드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분리, 상장한 뒤 나중에 통합하는 방안 ▦국민카드를 국민은행 사업부에 편입시키는 방안 등 4~5개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카드가 이미 주식시장에 공개된 상태인데다 소액주주나 해외 투자자들의 이익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첫번째 방안이 가장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통합 방침은 지난해 10월 국민ㆍ주택 합병 이후 카드부문은 이원화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우리 신한 조흥 등을 위시해 은행권에서 카드부문 분사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다 유통재벌 롯데와 이동통신 1위 업체 SK 등이 잇따라 신규진출을 시도하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추세이어서 국민은행의 카드통합 역시 급류를 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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