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종착역은 대전이 아니다.” 16일 낮 대전 유성구 스파피아호텔에 장사진을 치고 대표팀을 맞이한 수백명의 팬은 끝내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히딩크 감독은 이날 수원으로 이동해 오후 8시30분 열린 스페인_아일랜드전을 관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호남선을 타고 8강전 무대 광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수원행은 단순한 전시효과용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지시에 따라 이미 이탈리아의 조 예선 3경기 등을 분석용으로 편집한 아프신 고트비 비디오분석가는 8강 예상 상대국에 대한 자료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은 히딩크 감독이 정한 새로운 출발일. 다시 축구화 끈을 조이는 날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15일 회복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까지 16강 분위기를 만끽하라”면서 “그러나 내일부터는 다시 차분한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자”고 당부했다.
히딩크 감독의 말을 듣고 보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다음 날(15일) 아침 곧바로 대전으로 이동하려던 당초 일정을 하루 늦춘 이유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인천에서는 즐기고 대전에서는 다시 시작한다.’히딩크 감독은 장소 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분위기 전환을 노린 것이었다.
정해성 코치는 “히딩크 감독은 ‘한 건을 해낸’ 선수들이 충분히 기뻐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했다”며 “그러나 들 뜬 분위기는 어제로 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낮 스웨덴과 세네갈 경기를 지켜본 선수들은 오후 5시30분 SK운동장에서 15분만 공개한 뒤 비밀훈련을 통해 전략ㆍ전술을 가다듬는 등 8강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웠다.
김태영은 훈련 직전 인터뷰에서 "한국축구는 하늘이 내린 스피드와 정신력을 갖고 있다.16강 진출의 1차목표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국민앞에서 심판을 받겠다"는 의욕을 밝혔다.왼쪽 발목 부상으로 전날 훈련에 바졌던 박지성도 이날 훈련장에 나왔다.
/대전=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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