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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장님들의 비공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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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회장님들의 비공개 모임

입력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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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친목을 다지기 위한 자리인 만큼 외부 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15일 오후 곤지암 CC에서 모처럼 가진 골프 회동은 순전히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개인적인 사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지만 명실상부하게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이들의 회동이었다.

그런데도 기자들의 접근이 봉쇄된 것은 물론 의례적으로 배포해오던 회동 사진 조차도 공개하지 않았다.

“2년전 회장단 골프 회동에 언론의 취재를 허용했다가 엉뚱한 이야기들이 기사화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사적인 모임까지 굳이 외부에 공개할 필요가 있겠느냐.”

전경련이 해마다 개최하는 회장단 골프 모임은 주요 회장들이 번갈아 초청하는 형식으로 재계의 화합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무어 그리 대단한 현안들이 논의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 사실일 테다.

그래도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은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이들의 모임이 어떤 형식이든 간에 결코 사적(私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모임은 월례 회장단 회의를 대체하는 형식이다. 굳이 언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더라도 할 말이 있으면 소신껏 하고 그렇지 않다면 입을 다물면 그 뿐이다.

“우리도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가질 권리가 있지 않느냐”는 식의 요구는 스스로 스캔들을 자초한 일부 연예인들이 사생활 보호를 운운하며 투정을 부리는 것을 보는 듯하다.

자신들이 필요하면 내용을 공개하고, 그렇지 못하면 공개치 않은 것은 일방적인 횡포나 다름없다.

언론을 통해 출자총액한도 폐지 등 재계의 일방통행식 요구만을 접하고 있는 국민들은 이런 공식 행사를 통해서나마 이들을 지켜볼 권리 정도는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영태 경제부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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