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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5)釜關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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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5)釜關 페리

입력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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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6월17일 부산항과 일본 혼슈(本州) 야마구치현(山口縣) 시모노세키(下關)항을 잇는 부관 페리가 개통됐다.현재 한국의 부관훼리 주식회사에 속한 성희호(星希號)와 일본의 간푸(關釜)훼리사(社)에 속한 하마유(浜木綿: ‘문주란’의 뜻)호가 매일 번갈아 운행한다. 운행 소요 시간은 약 15시간이다.

부관 페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던 부관 연락선을 부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부관 연락선은 1905년 9월 산요(山陽) 기선(汽船)주식회사가 개설해 식민 시대 내내 한국의 경부철도와 일본의 도카이도(東海道)ㆍ산요ㆍ규슈(九州) 철도를 잇는 연결 수송을 감당했다.

부관 연락선은 이 배가 지나가던 겐카이나다(玄海灘)와 함께 일제 시대 조선민족의 애환을 상징하기도 했다.

‘현해탄’으로 더 익숙한 이 규슈 북서부 해역이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은 것은 1926년 8월4일 29세의 극작가 김우진(金祐鎭)이 동갑나기 애인인 성악가 윤심덕(尹心悳)과 함께 부관 연락선 도쿠주마루(德壽丸)에서 바다로 몸을 던졌을 때였을 것이다.

이들의 정사(情死)는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을 편곡해 윤심덕이 크게 히트시킨 노래 ‘사(死)의 찬미’를 가장 극적으로 실천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현해탄은 식민지 조선과 제국의 메트로폴리스 일본을 갈라놓는 격절의 바다였다.

문학평론가 김윤식(金允植)씨는 카프 서기장을 지낸 시인 겸 문학평론가 임화(林和ㆍ1908~1953)의 정신적 밑자리를 ‘현해탄 콤플렉스’라고 이름붙인 바 있다.

현재 부산과 시모노세키 외에 부산과 규슈의 후쿠오카(福岡) 사이에는 한국고속해운의 초고속 여객선 비틀호와 제비호, 그리고 고려 훼리주식회사의 카멜리아호가 운항하고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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