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과 동시에 전세계의 관심사는 온통 축구뿐인 듯합니다.특히 우리나라는 전국이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응원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지요.
전 국민이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칠 때에는 뜨거운 형제애마저 느끼게 됩니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감정적인 영향 아래에서 이성적인 조절을 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집단 히스테리’라고 부릅니다.
히스테리는 그리스 어원으로 ‘자궁’이라는 뜻입니다. 자궁에서 발생한 병이 원인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집단 히스테리는 빨리 시작하고, 빠르게 퍼지며, 군중들이 흩어짐과 동시 금세 사라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물들이고 있는 붉은 물결을 이처럼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집단 히스테리’로 보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붉은 물결을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이상한 현상으로 ‘치부’하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 국민이 하나돼 질서를 지키면서 정연하게 응원하는 것이 어떻게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집단 히스테리와 비교가 되겠습니까?
사실 우리는 목숨을 내놓고 독재 정권에 항거할 때나 뭉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웃고 떠들며 즐거운 모습으로 하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집단적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제 월드컵도 중반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일부의 우려처럼 집단 히스테리의 표출이나 우리민족 고유의 냄비 근성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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