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백년해로 해야지.”70년간 해로(偕老)한 노부부가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 함께 조촐한 금강혼식(金剛婚式)을 치뤘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사는 백창기(白昌基ㆍ86) 서옥돈(徐玉敦ㆍ88)씨 부부는 16일 낮 집에서 가족과 친지, 친구 등 70여명의 축하를 받았다.
백씨와 서씨가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하며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은 서로 철없는 10대였던 1932년. 각각 예산읍과 인근 대술면에서 살던 두 사람은 6촌 시누이의 중매로 만났다.
운수업 등에 종사한 백씨는 슬하에 아들 셋과 딸 다섯 등 모두 8남매를 두었고, 자녀 모두 한 가정씩을 이뤄 손자 손녀, 증손 등 자손이 30명이다.
큰 아들인 보현(寶鉉ㆍ56ㆍ농협 근무)씨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자신보다 앞세워 보낸 자손 하나 없이 다복하게 살고 있다.
백씨가 20년 전 후두암 수술을 받고 17년 전 위암수술을 받아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나 부인 서씨의 지극 정성스런 간호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 후유증으로 백씨가 말을 자유롭게 못하는 것을 제외하면 노 부부는 매일 밭에 나가 일을 할 정도로 건강하다.
큰 며느리 김재숙(金在淑ㆍ51)씨는 “시어머니는 시집온 이후 중풍으로 쓰러진 당신의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37년간이나 손수 받아낸 효부였다”며 “덕분에 대가족 모두가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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