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15일 “나는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말했다.당내 쇄신파 의원 20여명이 전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선언하면서 대통령 장남인 김 의원의 탈당 등을 요구한 데 대해 섭섭함을 드러낸 답변이었다.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 요구를 반박하는 것으로 들렸다.
김 의원은 “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리 당을 도와달라고 호소했으며 그렇게 해서 지역구에서 시장, 도의원 후보를 다 당선시켰다”며 “앞으로 다 같이 노력하면 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의원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김 의원의 보좌관은 “ 김 의원 입장에 달라진 게 없다”며 현재 탈당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김 의원은 쇄신파 의원들의 성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납득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고 한다.
김 의원 측근은 “수사해서 범법 사실이 드러난다면 탈당 요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동료 의원에게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고 쇄신파의 주장을 반박했다. 동교동계의 최재승(崔在昇) 의원도 “연좌제도 아닌데 대통령 아들이란 이유로 형제들이 수사 받는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매도해서 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쇄신파의 목소리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여 김 의원은 거취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원의 측근은 “김 의원은 거취 문제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정은 스스로 할 것”이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 ‘탈당’ 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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