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자신이 있다.”14일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D조 1위를 확정짓자 이탈리아 기자들은 한국선수 한 명을 취재하기 위해 일제히 공동취재구역으로 몰려들었다.
취재진은 그를 이탈리아가 가장 경계해야 할 한국선수로 지목했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비교적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차분히 대답했다.
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는 선수는 바로 안정환(26ㆍ페루자)이다.
2000년 한국선수 최초로 이탈리아 1부리그(세리에A)에 진출한 그가 리그의 맞상대들과 A매치를 치를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전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큰 몫을 해낸 그가 8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의 선봉장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14일 포르투갈전은 안정환에게 의미가 각별했다. 체력과 수비력 부족으로 조커로만 여겨지던 그가 황선홍을 대신해 선발 출전, 풀타임이나 다름없는 89분을 뛰었기 때문이다.
안정환이 D조 최강팀으로 꼽히던 포르투갈전에 선발공격수로 기용됨에 따라 그동안 그의 기량을 둘러싼 히딩크 감독의 혹평이 고도의 심리전이었음도 자연스레 입증됐다.
그를 포르투갈전에 선발로 내세운 까닭이 이탈리아와의 맞대결을 염두에 둔 히딩크 감독의 치밀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리에A에서 2시즌 동안 5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그의 경험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안정환 역시 이탈리아전의 선발출장을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수비진은 세계 최강이지만 최근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한 그는 어느 때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감으로 차 있다.
/인천=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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