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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6·13민심'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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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6·13민심' 읽어야

입력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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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조만간 정치권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대승을 거둔 한나라당이나 참패한 민주당, 그리고 존립근거가 희박해진 자민련이 모두 대통령 선거를 겨냥, 각기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아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6개월 동안의 정치는 예측조차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 요인이 많아 국민을 걱정케 할 우려마저 있다. 이에 우리는 여야 정치권에 대해 그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몇 가지‘를 지적,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현정권과 민주당은 국민이 보여준 ‘6ㆍ13 메시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끝없이 터져 나온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미온적인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사실상 눈을 감겠다는 뜻의 수사(修辭)로 들렸다는 게 이번 선거결과로 확인됐다.

지난 4년 반 ‘국민의 정부’ 간판 아래 있었던 잘못된 일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현정권이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에 신경 쓰기 앞서 자기반성에 더 무게를 둘 때 비로소 ‘돌아선 민심’은 되돌아올 것이다.

승자인 한나라당은 명실상부한 제1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가 한나라당이 잘했다 라기 보다는 민주당의 실책 때문이라는 유권자의 평가가 나온 만큼 ‘사실상의 정권교체’ 운운하기엔 다소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대선승리만을 염두에 두고 ‘다수(多數)의 횡포’를 부린다면 돌아올 것은 유권자의 냉엄한 심판 뿐이다. 개표가 끝난 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 이회창 후보의 일성(一聲)을 우리는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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