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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한국이 대신 설욕" 북녘에도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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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한국이 대신 설욕" 북녘에도 낭보

입력
2002.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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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의 설욕전도 됐다. 포르투갈이 1966년 코리아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진출한 북한을 잠재웠다면, 이번에는 한국이 스타군단을 앞세운 포르투갈에게 예선탈락의 수모를 안겼다.66년 잉글랜드 대회(8회)에 처녀 출전한 북한은 16강에서 이탈리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전에서 포르투갈과 맞붙었다. 북한은 경기시작 53초만에 박성진이 선취점을 얻는 등 전반 25분 동안 3골을 몰아넣어 또 한번의 기적을 연출하려 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에는 에우제비오가 있었다. 에우제비우는 전ㆍ후반 4골을 넣으며 북한을 3-5으로 무너뜨렸다.

36년 만에 16강 진출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한국과 포르투갈. 그러나 한국은 그때 북한처럼 허약한 수비가 아니었다. 초반부터 강인한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원에서부터 압박, 피구- 파울레타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을 무력화시켰다.

운명의 장난인가. 한국은 공교롭게도 18일 16강전에서 이탈리아와 겨룬다. 북한이 36년전 1-0으로 꺾은 상대다. 당시 북한은 박두익 함봉진 등 5명의 공격수가 일자(一字)형의 사다리 전법으로 빗장수비를 허물었고,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 때의 악몽으로 이번 이탈리아 축구팀은 한국과의 대결을 꺼리고 있다. 겁먹은 이탈리아와 겁없이 달려가는 한국. 또 한번의 파란이 일 것 같은 예감이다.

/한국일보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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