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 싶은 노래, 듣고 싶은 노래, 직접 만들어요.”스스로 음반을 기획 제작하고 유통한다. 서울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밴드들이 최근 공동창작앨범 ‘뺀드뺀드 짠짠’을 내놓았다.
‘깜악귀프로젝트’의 김남훈(25ㆍ심리학과 졸업)씨는 “70년대 통기타 음악과 80년대 민중가요가 힙합과 립씽크에 자리를 내주었다”며 “대학에서 만들어지고 대학에서 불려지는 노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수 김민기, 문화평론가 김창남 등을 낳은 ‘메아리’ 출신으로 밴드 ‘장난양’ 멤버인 안승현(23ㆍ재료공학부 4년)씨는 “민중가요의 영향력이 사그라들면서 90년대 말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밴드가 50여 개쯤 된다.
늘 학교 어디에선가 공연이 벌어지고 있는 셈인데 기성 노래를 따라 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앨범 창작의 동기를 설명했다.
3월께 창작곡을 갖고 있는 밴드 다섯이 뭉쳐 스튜디오 녹음에 들어갔고, 미대에 다니는 학우가 앨범디자인을 맡았다.
제작 및 유통은 학생회와 학내 생활협동조합이 도왔다. 지난 달 학교 앞 서점과 자치매장에 배포된 한정 발매 음반 700장 중 500여장이 팔려나갔다.
안씨는 “축제 때 스피커에서 우리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또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친구들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3년째 홍대 앞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 ‘토마토’의 정민영(21ㆍ인류학과 3년)씨는 “소수의 관객에게만 들려 주던 창작곡을 다른 밴드와 함께 음반으로 남길 수 있어 기쁘다”며 “올해 중 두 번째 음반을 창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앨범에는 대학가요제 금상을 수상한 FUZE의 ‘천국으로 오세요’, ‘예솔아’를 불렀던 이자람씨가 노래한 장난양의 ‘당돌’, 기형도의 시에 곡을 붙인 깜악귀프로젝트의 ‘빈 집’, 토마토의 ‘사당역’, 하드코어밴드 ‘이반’의 ‘불량국가’ 등 12곡이 실렸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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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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