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받아 든 연고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 성적표는 압승과 참패로 갈린 양 당 선거 결과의 축소판이다.우선 대통령 후보와 대표 등 당의 간판부터 명암이 엇갈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부친의 고향이자 선영이 있는 충남 예산을 4번이나 방문하며 공을 들인 끝에 두 번이나 낙선했던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와 고향인 충남 천안에 모두 지방선거 실시 이후 처음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 ‘2관왕’이 됐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고향인 경남 김해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1만6,000여표 차로 낙선하는 바람에 스타일을 구겼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지역구인 전남 신안에서 민주당 후보를 군수에 당선시켜 안방은 지켰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고향인 충남 부여는 지켜냈지만, ‘제2의 고향’이라는 충남 공주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돼 영향력 축소를 실감하게 했다.
유력 중진의 지역구 선거 결과도 비슷했다. 한나라당은 지역구를 가진 6명의 최고위원(전체 7명) 중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만 지역구인 대전 서구청장을 내줬을 뿐 완승했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를 제외한 당 3역도 지역구 기초단체장 수성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지역구를 가진 7명의 최고위원(전체 11명) 중 전북 익산이 지역구인 이협(李協)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안방 단속에 실패했다. 충청권의 영향력을 자신하는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은 지역구인 논산과 금산 중 금산군수 선거에만 후보를 냈으나 당선시키지 못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 최고위원은 전북 고창은 건지고 부안은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과 박병윤(朴炳潤) 정책의장도 지역구 기초단체장을 한나라당에 내줬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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