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막이 올랐다. 이제는 끈끈한 힘과 화려한 기술의 충돌이다. 떨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천길 낭떠러지 외나무 다리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승부. 전세계 축구팬들이 숨죽인 채 힘과 기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 아르헨티나가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2002 한일월드컵의 재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진정 축구를 즐기는 팬이라면 매일매일 채워져 가는 16강 토너먼트 대진표를 보며 속으로 웃고 있을 것이다. 아주 흥미로운 일전들이 16강전부터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별 리그와는 달리 한 번 지면 영원히 회생할 수 없는 16강 이후의 토너먼트. ‘죽느냐 사느냐’가 걸려있는 녹다운 방식의 대결은 지키는 승부보다는 이기는 축구가 나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흥미로운 공격축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12일까지 결정된 16강진출 8개 팀간 대결이 정통 유럽식 힘의 축구와 세기를 주무기로 삼는 팀들간의 정면승부다. 축구팬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조건이 갖춰졌다.
천신만고 끝에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파라과이. 막강 공격력을 과시하면서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한 독일. 이 두 팀이 15일 서귀포에서 맞붙는 16강 첫번째 대결부터 흥미 그 자체다.
조별 리그 11골로 최다득점을 기록한 독일은 미드필드의 강력한 압박과 수비진에서 측면으로 나가는 긴 패스에 이은 센터링, 헤딩 득점이 주요 공격전술. 정통 유럽스타일의 축구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남미 특유의 세밀한 패스와 악착같은 조직력으로 긴 다리의 독일 수비수 숲을 헤쳐나가겠다는 각오다. 파라과이가 무너진 남미축구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죽음의 F조에서 아르헨티나를 울린 북유럽 스웨덴과 아프리카의 희망 세네갈간의 16강전도 관심이다. 탄탄한 수비벽과 킥앤러시에 의한 한 방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웨덴은 북유럽 특유의 끈적끈적한 축구를 한다.
화려한 개인기를 무력하게 만드는 재미없는 축구라는 비판도 있지만 남미의 개인기를 돌파한 스웨덴의 힘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아트사커를 무너뜨리고, 스웨덴과 스타일이 비슷한 덴마크와 1_1로 비긴 세네갈도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한 개인기와 북유럽의 견고한 수비축구의 격돌은 또 한편의 명승부를 예고한다.
16일 수원에서 펼쳐지는 스페인-아일랜드전도 축구팬의 흥미를 끌만한 승부다.
/월드컵특별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