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해운대구청장 선거는 결국 여동생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나라당 허옥경(許鈺卿ㆍ45)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선 오빠 허 훈(許 爋ㆍ47) 후보를 제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은 것. 허 당선자는 “남매가 구청장 선거에 함께 출마한 것을 집안 분란으로 몰아 세운 공세 때문에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다”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허 당선자는 “여성 후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친 오빠와의 경쟁에 솔직히 부담이 많았다”면서 “구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해운대를 비즈니스 중심의 첨단 관광도시로 반드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오빠와는 그동안 합동연설회장 등에서 누차 만나 허물없는 이야기를 나눴고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예전처럼 다정한 오누이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 초반 현대중공업 노조의 ‘골리앗 투쟁’을 주도한 파업비상대책위 의장출신이 구청장이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이갑용(李甲用ㆍ45) 민주노동당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이 되고, 노동자가 행정의 주인이 되는 자체가 바로 개혁”이라면서 “울산에서부터 개혁의 깃발을 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졸(부산 동해중) 학력이 고작인 그는 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품질검사부의 말단 검사원에 불과했으나 87년 노조 초대 대의원을 맡으면서 노동운동에 눈을 뜨고 강한 리더십을 발휘, 구속과 복직을 되풀이하며 현대중공업 노조와 현총련(현대그룹계열사 노조총연합)을 이끌었다. 98년에는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돼 국내 노동계의 거물로 발돋움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민선 구청장으로 변신했다.
그는 노태우(盧泰愚)정권 시절인 90년 4월 현대중공업 노조 비상대책위 의장으로 회사내 공권력 투입에 맞서 파업집행부를 이끌고 높이 82㎙의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가 10여일간 고공농성 벌여 노동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0년 총선에도 출마, 사용자측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에게 패배하기도 했다.
○…환갑을 넘긴 한나라당 여성후보 전상수(田常秀ㆍ65)씨가 부산 남구청장 선거에서 민선 3연임을 노린 이영근(李永根ㆍ64) 현 구청장을 물리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아 시선을 모았다. 전 당선자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안고 출발한 연임 구청장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게 성원한 구민들의 안목에 감사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 당선자는 “여성 특유의 자상함과 섬세함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구정을 펴겠다”며 “오랜 언론생활에서 익힌 균형감각을 살려 구민의 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아직 미혼인 그는 매일 등산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으며 둘째 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울산=목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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