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열기 속에서도 날짜는 흘러 선거 날이 되었다. 명칭조차 헷갈리지만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시의원과 도의원과 군의원을 뽑는 날이다.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약1만1,000명. 이들에게 오늘은 결전(決戰)의 날이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에게 오늘은 휴일, 축구경기 보는 날일지 모른다. 선관위의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45%만이 ‘꼭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니, 유권자의 약55%인 190만 명은 오늘을 노는 날로 여길지 모른다.
예상 투표율을 두고 선관위와 언론은 걱정이 많다. 국민 10명 중 6명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민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자질부족 후보가 대거 당선되면 나라가 결국 4년 후퇴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고민은 다른 나라도 안고 있기는 하다. 영국은 지난해 치렀던 총선 투표율이 58%. 80년만의 최저치였다. 미국도 지방선거 투표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
프랑스는 올 4월의 대선 1차투표에서 기권율이 35%를 넘는 바람에 프랑스정신과는 전혀 맞지 않는 극우파인 르펜이 2위 대선후보로 올라서는 충격과 맞닥뜨렸었다.
투표율은 왜 낮아지는 것일까. 현재의 정치를 그런대로 괜찮게 여기는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긍정적인 답도 있다. 영국에서 나온 주장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답이 많다. 그렇고 그런 인물 중 한 사람을 고르는 일이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불신, 정치는 믿지 않는다는 냉소주의가 어느 나라에서나 거론된다.
인물탐색에, 정책비교를 하고 정해진 시공간에서만 투표해야 하는 투표 피로도 운위된다.
영국은 투표율 고민을 덜기 위해 호주와 스위스를 모델로 삼아 연구 중이다(http://www.archive.official-documents.co.).
투표소에 나타나지 않는 유권자에게 벌금 50달러를 부과하는 의무투표제를 채택하고 모든 선거는 반드시 토요일에 실시하는 호주(http://geography.about.com/library/weekly/aa060100a.htm)와 1년에 국민투표가 2회 이상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우편선거를 실시하여 투표율 하락을 막는 데 성공한 스위스는 사실 우리에게도 모델이 됨직하다.
선거에서 기권을 하는 것도 의사표시이기는 하다. 그러나 소극적 표현이다. 적극적 표현은 삐걱거거리는 정치라는 수레바퀴에 나의 한 표라는 기름을 쳐서 바퀴를 돌리는 것이다.
비리와 비방, 함량부족의 구태정치가 싫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구태정치를 물리칠 길 없고 희망의 정치는 싹 트지 않는다. 오늘은 어떻든 투표를 하여야 하는 날이다.
박금자 편집위원기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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