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뤄낸 가장 큰 발전은 누구를 만나도 두려워 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반드시 이기겠다.”1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강호 포르투갈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D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심정은 비장하다. 이날 경기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최후의 일전이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의 선전으로 국민적 잔치분위기로 확산되어 가는 시점에서 포르투갈에 패해 16강진출에 실패할 경우 분위기가 반전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적 해이를 막기 위해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못을 박고 있으며 나름대로 필승책을 구상해 놓고 있다.
■두터운 방어벽
최전방 스트라이커부터 골키퍼까지가 모두 총력 수비를 펼치는 한국은 포백 수비라인으로 포르투갈과 맞선다.
4백은 폴란드전 해트트릭의 주역 파울레타(33ㆍ보르도)를 원톱으로 앞세우고, 그를 중심으로 한 스리톱 공격라인을 가동하는 포르투갈에 맞서기 위해서이다.
템포가 빠른 포르투갈 공격진의 1차 저지는 김남일(25ㆍ전남)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가 맡는다.
■상대의 허를 찔러라
히딩크 감독은 12일 오전 비공개 훈련에 앞서 전날 열린 덴마크_프랑스전을 예로 들며 포르투갈전 대응책을 내비쳤다.
히딩크 감독은 “덴마크가 승리에 대한 부담이 커 조급하기만 했던 프랑스의 빈틈을 제대로 공략했다”며 “같은 원칙이 포르투갈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이 가능한 포르투갈의 조급한 심리를 역이용하겠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예고대로 한국은 일단 압박을 강하게 한 뒤 파상공세로 나설 포르투갈의 허를 찌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수비위주의 축구는 아니다. 히딩크 감독은 전날 “수비중심 축구는 한국축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격축구로 쐐기를 박는다
폴란드전에서 막강 공격력을 회복한 포르투갈이지만 수비에는 여전히 구멍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주성 MBC 해설위원은 “포르투갈은 포백라인 중 측면이 특히 취약하다.
미드필더와 수비수간 협력 수비도 썩 좋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또 오른쪽 윙백 프레샤우트의 수비전환이 늦는 등 전체적으로 수비진의 기동력이 떨어진다.
부상에서 회복해 왼쪽 윙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이영표(25ㆍ안양)의 지능적이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스피드가 좋은 이천수(21ㆍ울산)의 활약이 기대된다.
어설픈 수비력으로 미국전 패배의 빌미가 됐던 GK 빅토르 바이아가 세트 플레이에 약한 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체력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한국은 후반에 체력전으로 포르투갈을 몰아붙일 경우 승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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