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름이 다가오면서 어김없이 초대형 영화들이 극장가로 몰려들고 있다.조지 루카스 감독의 디지털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Star Wars: Episode II-Attack of the Clones)이 그 첫번째 손님이다.
‘스타워즈:에피소드 2…’에서 공화국의 상황은 여전히 어지럽다.
공화국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수백개의 행성 연합이 세력을 더욱 위협적으로 불려가는 가운데 공화국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군대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부 행성의 여왕 아미그달라(나탈리 포트먼)는 암살 위험에 빠진다.
여왕의 신변 보호를 맡은 사람은 바로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
1편에서 천진한 아홉살 소년이었던 아나킨은 말쑥한 청년으로 성장해 있다.
암살범을 쫓던 제다이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는 또 다른 행성에서 어마어마한 규모로 생산되고 있는 클론(복제인간)의 실체를 목격하게 되고, 분리주의자들의 공격 속에 공화국은 또 다시 위기에 처한다.
1편이 어떻게 노예 소년 아나킨이 제다이 기사가 되는가를 보여주었다면, 2편에서는 결국 아나킨이 왜 악의 세력 ‘다스베이더’가 될 수 밖에 없는가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나킨은 스승인 오비완을 “나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말하지만 아나킨과 오비완의 관계는 질투와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나킨이 재주를 뽐내면 “너는 아직 통찰력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는 게 오비완이다.
아나킨이 괴물들에게 납치되어 죽은 어머니를 안고 울부짖는 대목은 갈등의 정점. “나는 죽음마저도 지킬 완벽한 포스를 가질 것이다.
오비완만 방해하지 않았다면, 어머니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나킨은 오비완을 원망한다. 결국 아나킨이 오비완과 운명의 대결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나킨의 또 다른 갈등 하나는 ‘아무도 사랑해서도, 누구를 미워해서도 안되는’ 제다이로서의 의무와 여왕 아미그달라에 대한 사랑. 아미그달라의 갈등은 더하다.
그녀는 아나킨의 사랑을 거부하면서 정치가로서의 권위와 공화국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아나킨의 펄펄 뛰는 열정과 돌파력에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이라는 아주 위험한 관계 속으로 빠져든다.
문제는 이런 얘기는 굳이 ‘스타워즈’가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영화에서 보아왔고 앞으로도 볼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스타워즈’만의 매력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탈리아, 튀니지 등지에서 촬영한 환상적인 자연 공간에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은 다른 영화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장고팻과 오비완이 우주에서 벌이는 추격장면에서 폭발 장면을 묵음으로 처리한 후 1초 후 굉장한 파열음을 들려주는 데, 꽤 매력적이다.
아미그달라 여왕과 아나킨이 클론의 공장을 습격해 벌이는 결투장면이나 시디어스의 기계병들과 공화국의 클론 병사와의 대결 역시 매우 사실감 있다.
여기에 추억의 로봇 R2-D2, C-3PO가 나와 벌이는 ‘재롱’도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제작비 1억2,000만달러, 미국에서 5월 19일 개봉후 단숨에 8,000만달러를 벌어들인 대단한 SF 블록버스터가 왜 이리 지루할까.
아무리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됐다 해도 아나킨과 오비완의 갈등, 아나킨과 아미그달라의 사랑 놀음으로 때우기엔 2시간 22분의 러닝 타임이 너무 길다.
‘스타워즈’에 대한 열기가 미국과는 다른 우리의 독특한 문화 탓도 있다. 2005년 ‘에피소드 3’에서는 이런 지루함이 가실 수 있을까.
배급사에서는 7월3일 오후 9시에 개봉, ‘파티’ 분위기를 노려볼 생각이다. 전체 관람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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