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모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47ㆍK대 교수)씨와 어머니 진모(72ㆍ유치원 원장)씨는 친아들이자 손자인 대학생에 의해 살해된 뒤 불태워진 것으로 드러났다.더욱이 범인인 아들은 “명문대를 졸업한 아버지가 독선적으로 대해 반감이 있었으며 오래 전부터 죽이고 싶었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11일 이모(23ㆍS대 3년 휴학)씨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 받고 존속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발생
이씨는 10일 오전 3시30분께 방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버지를 스키 폴대에 묶은 흉기 2개로 수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어 이씨는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온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자 흉기로 왼쪽 가슴을 찔러 살해했다.
이씨는 범행 후 집을 나와 인근 목욕탕에서 샤워를 한 뒤 서울에서 여자친구를 만나 돌아다니다 송파구 일대 주유소 3곳에서 휘발유를 구입했다.
이씨는 집에 돌아와 아버지와 할머니 시신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뒤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은 스키가방에 담아 집 근처 야산에 묻었다. 이씨는 서울 강남의 친구 집에 찾아가 범행사실을 숨긴 채 “10일 새벽 너희 집에 있었던 것으로 해달라”며 알리바이를 조작했다.
▼수사 및 검거
경찰은 2억2,000만원이 들어 있는 예금통장과 현금 등이 그대로 있고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내부자 범행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였다.
특히 10일 오전 2시께 집안에서 크게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들의 진술을 확보, 사건발생 시간대 행적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는 이씨를 추궁한 끝에 11일 새벽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범행 동기 및 주변
이씨는 경찰에서 “이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명문대를 가지 못해 늘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아버지의 ‘엘리트 의식’에 대해 반감을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명문 S대를 졸업,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어머니(46)도 명문여대를 졸업했다. 2남1녀 중 장남인 이씨는 국내에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친 뒤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 현지 전문대를 다니다 2000년 S대에 특례 입학했으며 20일 논산훈련소 입대를 앞두고 올 초 휴학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 두 동생의 유학생활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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