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벤처단지인 대전의 대덕밸리에 숨가쁜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업력 4~5년차의 ‘중견’ 벤처들이 줄줄이 서울이나 수도권 인근으로 회사를 옮기는 반면 이들이 떠난 빈 자리를 다른 지역의 벤처와 새내기 벤처들이 속속 채우고 있다.
대덕밸리의 기술 인프라는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자금, 고급인력, 마케팅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대덕밸리를 떠나 서울과 수도권에 새 사무실을 연 벤처는 줄잡아 40여개에 이른다.
또 10여개 벤처가 현재 운영중인 서울사무소와 대덕밸리 본사 및 연구소를 통합해 서울로 완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서울로 본사를 옮긴 기가시스네트의 정용주 사장은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뒷받침해줄 인프라가 대전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모바일 솔루션 개발벤처 N사의 김모 사장은 “대전은 수도권에 비해 정보가 훨씬 느리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벤처의 활로는 세계시장이기 때문에 수도권 이전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견 벤처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동안 30여개 벤처업체가 새로 대덕에 둥지를 틀어 대덕의 매력이 여전함을 입증했다.
인바이오넷 구본탁사장은 “서울의 돈과 인력, 정보만 보고 대덕밸리의 막강한 기술 인프라를 등한시한다면 세계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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