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선 파출소에 근무하다 보니 절박한 사정을 호소하는 민원인의 목소리를 많이 접하게 된다.이들 사연 가운데는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더러 있다.
그 중 하나가 미아(迷兒)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서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다.
얼마 전 어느 젊은 부부가 아이를 찾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해왔다. 어린이 날 나들이를 했다가 아이와 생이별을 한 이 부모는 여러 기관을 샅샅이 돌아다녔지만 허탕을 쳤다고 한다.
이들 부부처럼 아이를 찾기 위해 전국을 찾아 헤매는 부모가 5만여명이고 해마다 5,000여명의 미아가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부모와 떨어진 미아는 파출소에 넘겨지고 경찰은 전산망을 통해 부모를 찾는 작업에 나서게 된다.
부모가 아이를 찾는다면 다행이지만 부모가 확인되지 않는 미아는 보호소를 거쳐 최종적으로 고아원이나 복지시설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찰, 보호소, 고아원, 복지시설의 미아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
특히 보호소에서 작성하는 미아 기록은 부모가 아이를 찾는데 결정적이지만 인적 사항을 장부나 서류 등 문서철로 보관하고 우편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첨단 인터넷 시대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어느 민간 단체에서 이들 보호소에 인터넷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PC가 없는 곳이 많고 있더라도 486급 이하여서 포기했다고 했다.
몇몇 민간단체에서 미아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전국의 미아 정보를 총괄하기에는 버겁다.
정부 차원의 관리 기구에서 미아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면 아이를 찾으러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은 줄어들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모든 미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함으로써 10여명의 자원봉사자만으로도 미아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부산 서부경찰서 시대파출소 강정훈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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