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 유준선·89㎏ 이경림씨 '6개월 작전'시작/"살과의 전쟁을 선언합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 유준선·89㎏ 이경림씨 '6개월 작전'시작/"살과의 전쟁을 선언합니다"

입력
2002.06.10 00:00
0 0

현재 100㎏와 89㎏으로 과체중인 유준선(33ㆍ회사원ㆍ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씨와 이경림(37ㆍ주부ㆍ서울 은평구 불광동)씨가 ‘살과의 전쟁’을 시작했다.이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웅환 교수와 영양사 김영선씨로부터 비만 관리를 받으며 ‘살빼기 6개월 작전’에 나선다.

한국일보 건강팀은 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2개월마다 건강면에 지상 중계, 비만 환자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두 도전자는 살 빼기 6개월 작전에 돌입하기에 앞서 지난 주 한양대병원 비만클리닉을 찾아 비만도와 몸의 상태를 정밀점검 받았다.

아직 미혼인 유씨는 현재 키 175.5㎝ 몸무게 100㎏. 허리둘레 38인치에 체지방은 30.6%로 ‘비만환자’로 진단됐다.

체지방은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로, 체중 감량의 기준이 된다. 남성의 경우 20%, 여성의 경우 30%를 넘어서면 치료가 필요한 비만으로 판정한다.

유씨는 “2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의 권유로 이 살 빼기에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 6개월간 운동과 식사요법 등을 꾸준히 실천해 이번에 기필코 비만탈출과 총각탈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여성 도전자인 이씨는 현재 키 161.5㎝, 몸무게 89㎏. 허리둘레는 35인치이며 체지방은 44.3%였다.

그녀는 “출산 전 57㎏에 불과했던 몸무게가 아이(현재 5살)를 낳은 뒤 점점 불어나더니 현재 89㎏까지 늘어나 일상생활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드시 25㎏이상 몸무게를 줄여 아이와 남편에게 더욱 사랑받는 엄마와 아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두 도전자는 앞으로 6개월 동안 한양대병원 최 교수로부터 운동 및 식사요법과 함께 보조적으로 리덕틸 등 비만치료제를 처방받게 된다.

각각 자택 근처의 헬스클럽에 등록해 매일매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하고 저열량 식사를 병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식사일기를 작성하는 등 날씬한 몸매를 만들기 위한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최 교수는 “비만은 외모가 아닌 심각한 건강의 문제”라며 “이들을 6개월 내에 정상적인 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스페인 국제비만세미나

“비만은 평생동안 다스려야 할 불치병이다”(스위스 제네바대 내과 알랭 골레이 교수)

”비만은 이제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 지구에 걸쳐 나타나는 전염병이다”(국제비만치료팀 필립 제임스 회장)

최근 스페인 세비야에서 ‘비만에 대한 21세기 도전’이라는 주제로 국제비만세미나(주최 세계비만학회ㆍ후원 로슈)가 열렸다.

베르나르 기 그랑 전 세계비만학회장(프랑스 파리6대학 영양학과장)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는 50여 개국에서 비만전문가 20여 명과 비만치료 전문의 8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현재 비만인구는 전세계적으로 3억 명을 넘어섰고, 국가나 연령대의 구분 없이 확산되는 추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년 사이 전세계 비만인구는 50%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18~29세의 성인에게 비만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어린이의 과체중과 비만이 25%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현재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의 5.7%를 차지할 정도이며, 포르투갈과 호주 등에서도 2~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처럼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만은 이제 전세계적인 전염병이자, 인류의 미래 건강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질병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비만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의사들이 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어떻게 몸무게를 줄여야 할지 적절한 조언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스위스 제네바대 내과 알랭 골레이 교수는 “비만 치료가 힘든 것은 환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고 당장에 효과를 얻으려는 조바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토머스 웨이든 교수도 “지난해 치료를 통해 체중을 줄인 비만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몸무게를 15.7% 감량한 경우에도 대부분 불만을 표시했으며 24.9% 정도를 줄여야만 만족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많은 비만 환자들이 운동과 식사요법, 제니칼 등 보조적 약물요법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웨이든 교수는 “체중을 5~10%만 감량해도 의학적으로 훌륭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데 많은 사람들이 미용적인 목적으로 체중을 20~30%씩 무리하게 감량하려는 게 문제”라고 충고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대한비만학회 남수연 교육이사는 “비만은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만성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비만 환자들은 3개월 내 체중을 20~30%를 줄이기를 원한다”며 “이런 체중 감량은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남 이사는 “체중이 65㎏인 사람이 20㎏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70일간 금식해야 하고, 하루에 영양섭취를 500㎉를 줄일 경우엔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 같은 비만 환자들의 과욕이 운동이나 식사요법, 보조적 약물요법 등 의학적인 치료에 대한 불신을 쌓아 결국 비만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웨이든 교수는 “운동과 식사요법에 대한 비만 환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7점으로 나타났으며 운동과 식사요법에다 보조적 약물요법을 병행하면 만족도가 8점으로 향상됐지만 여전히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많은 비만 환자들이 과학적인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대체요법에 매달리면서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비만 치료 지연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세미나 참석자들은 비만 환자들이 비만에 동반되는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등 합병증에 대해 무지한 것도 비만 치료의 걸림돌로 꼽았다.

이탈리아 디파도바대 롬노 노사디니 교수는 “과체중이나 비만 환자의 경우, 쓸개질환이나 암,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 여러 가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에 시달리게 되는데, 당뇨병과 고혈압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안트워프대병원 루크 반 골 교수는 “비만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으며, 관상동맥질환 발병률도 2~3배나 된다”면서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전체 암의 6%가 비만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비만전문가 앤 울프 박사는 “비만 치료를 등한시한 결과, 전세계적으로 비만에 지출하는 의료비용이 천문학적인 액수로 늘고 있다”며 “미국에서 1995년 한 해 비만 때문에 지출한 직접적인 의료비용은 516억4,000만 달러로, 제2형 당뇨병(523억 달러)이나 관상동맥질환(400억4,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만을 치료할 경우 의료비용을 절감 뿐만 아니라 업무 생산성 향상의 간접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비야(스페인)=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