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도 한낱 추억에 불과했다. 레녹스 루이스(35.영국)가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36ㆍ미국)을 링에 눕히고 세계 최고의 주먹임을 입증했다.세계복싱평의회(WBC), 국제복싱연맹(IBF), 국제 복싱기구(IBO0 헤비급 챔피언 루이스가 9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피라미드경기장에서 열린 마이크 타이슨과의 통합 타이틀매치에서 8회 KO승을 거뒀다.
2차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루이스는 통산 전적 40승1무2패31KO를 기록했고, 타이슨은 49승4패43KO가 됐다. 이날 경기로 루이스와 타이슨은 각각 2,000만 달러(약 2백50억원)의 대전료를 챙겼다.
정교한 레프트 잽을 주무기로 내세워 4회부터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루이스는 8회2분25초에 강력한 오른손 훅을 날려 타이슨을 링 위에 쓰러뜨렸다. 일격을 당한 타이슨은 찢어진 눈가와 코에서 피를 흘리며 코너에 쓰러진 뒤 일어나기 위해 카운트 8에 무릎을 꿇었지만 에디 코튼 주심은 더 이상 경기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KO를 선언했다.
루이스는 1라운드부터 15㎝나 더 큰 키에다 긴 리치를 이용한 잽으로 타이슨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대가 접근하면 라이트 어퍼컷 등을 구사하는 작전을 펼쳤다. 반면 단조로운 공격으로 한방을 노리는 타이슨의 펀치는 번번이 빗나갔다. 과거의 스피드와 파괴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회 관계자들은 이날 타이슨이 과거처럼 상대 귀를 물어뜯는 등의 비열한 파울로 경기를 무산시킬 것에 대비해 300만 달러의 벌금 조건까지 달았다. 타이슨은 경기 직후 “루이스는 대단히 훌륭한 선수로 복싱을 계속해야 한다”고 치켜세우면서 “그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해 패배를 솔직히 인정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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