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들은 8일 제주 경기에서 자국팀이 강호 브라질에 큰 골차로 무릎 꿇으며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베이징(北京) 서쪽 중화세기단에서 대형 화면으로 위성중계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펼친 원닝(文寧ㆍ27)씨는 “브라질은 세계 최강이어서 중국과는 골리앗과 다윗 정도의 차이가 있다”며 “강호들에게 한 수 배우는 경험을 쌓았다”고 위안했다.
이날 저녁 중국은 주요 도시의 광장과 학교 기숙사, 호텔, 가정 할 것 없이 온 대륙이 응원의 함성에 휩싸였다.
중화세기단을 비롯해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공인 체육관 북문 광장, 베이징대 제3식당 등에는 수천 명이 모여 경기 동안 “중국대(隊) 승리”를 연호했다.
중국 주요 언론들은 경기 결과 분석에서 미드 필드 부진으로 패스가 세밀하지 못한 채 무조건 차고 나가는 단순 전술로 일관한 것이 패인이라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CCTV는 “중국은 한국 선수들의 열정을 배워야 한다”며 중국팀의 의지 부족을 나무랐다.
해외 주요 언론들도 중국-브라질전의 결과는 예상대로라며 사우디 아라비아가 독일에 대패한 데 이어 중국의 대량 실점으로 아시아 축구가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점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열린 이탈리아-크로아티아 경기는 이번 월드컵에서 또 한 차례 ‘이변’으로 평가됐다.
영국 BBC 방송, AFP 통신 등은 크로아티아의 승리를 ‘이변의 연속’ ‘놀랄만한 결과’라고 총평하며 이로써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와 5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징크스에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옛 유고 연방 독립국인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시민 수백 명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국기를 흔들며 ‘크로아티아’를 연호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자국팀의 2골이 오프 사이드 판정 등으로 무효 처리된 것을 두고 이탈리아 국민들은 “승리를 도둑 맞았다”며 분개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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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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